창단 50주년을 맞은 극단실험극장이 이 시대를 풍자하는 희극 '휘가로의 결혼'을 내달 10일부터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인다. |
올해 창단 50주년을 맞은 극단실험극장이 2010년의 마침표를 찍는 작품으로 이 시대와 사회, 그리고 인간을 담은 희극 ‘휘가로의 결혼’을 선보인다.
휘가로의 결혼은 당시 프랑스 제3계급을 대표하는 인물 휘가로의 결혼 해프닝을 통해 18세기 프랑스 귀족사회를 비판했다. 귀족들의 전유물인 살롱에서 대성공을 거두는 등 오히려 귀족들의 박수갈채를 받은 작품이다. 작품에 살아있는 날카로운 시선과 화법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휘가로의 결혼은 프랑스 혁명 이전에 쓰여진 '희극의 정수'다. 희곡 속 귀족들은 자기만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심지어 인륜을 저버리면서까지 끊임없는 탐욕을 보인다.
이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사회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계층간의 갈등은 더욱 큰 소외와 차별을 낳고 있다. 호의호식하는 사람들은 사회적 빈곤과 소외에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기지가 넘치는 젊은 시종 휘가로는 귀족들의 횡포를 재치 있게 벗어나며, 빼앗길 뻔한 연인의 사랑을 되찾는다. 휘가로의 통쾌한 익살에 관객들은 시종일관 웃음과 통쾌함을 맛보게 될 것이다.
휘가로의 결혼이 갖고 있는 연극적 장치와 희극으로서의 독특한 매력은 퇴색되지 않고 지금 이 시대를 확실하게 대변하고 있다. 마음껏 웃어볼 수 있는 작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필요한 드라마 처방전이다.
또한 독특한 대사, 짜임새 있는 극작술. 이 작품은 희극 작품이기에 앞서 사회 고발적 성격이 농후한 '풍자 드라마'다. 웃음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강하게 전달하는 기교술 또한 이 작품이 갖고 있는 극적 묘미다. 이것은 대중과의 교감을 쉽게 끌어내는 데도 효과적이다.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위트와 절대로 굽힐 줄 모르는 휘가로의 소신,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타인을 즐겁게 해주며 스스로를 구제하는 휘가로의 모습은 따뜻하고 낭만적인 정감을 느끼게 한다. 휘가로의 결혼을 '통쾌한 희극'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송과 무대를 누비고 있는 이영범이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이 시대의 휘가로를 선보인다. 대학로의 연기파 여배우 이지하가 휘가로의 피앙세 수잔느 역으로 무대를 활보한다. 탤런트 서인석과 다양한 연기 변신으로 주목받고 있는 김태훈이 백작역을 맡았다. 무대와 강단 어디서나 완벽을 추구하는 이항나가 백작부인 역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연출은 ‘심판’ ‘고곤의 선물’ 등 맡았던 구태환이 새로운 피가로의 결혼을 보여준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무대, 우아한 의상, 기발한 대사의 묘미, 세르뱅의 연가, 대단원을 장식하는 흥겨운 노래는 관객들에게 정통 고급 희극의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다.
작품은 12월 10일부터 26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입장료 2만5000원~7만원. 문의 02-889-3561~2.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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