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레슬링 '출발이 안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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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1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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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한국 레슬링이 명예 회복을 벼르며 나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첫날 예상 밖의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은 21일 광저우 화궁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 그레코로만형에서 60㎏급 간판스타 정지현(27.삼성생명)이 아쉬운 은메달에 머물렀고, 기대했던 55㎏급의 최규진(25.조폐공사)과 김현우(22.경남대)는 각각 1회전과 2회전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대표팀이 애초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한 성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그레코로만형 3개, 자유형 1개 등 금메달 4개를 목표로 내걸고 출발한 대표팀은 그레코로만형 경량급 경기가 벌어지는 첫날 힘차게 메달 레이스를 시작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다.

정지현과 최규진이 확실히 금메달을 따내 줄 '원투펀치'로 꼽혔고, 김현우 역시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가능성이 있어 2~3개의 금메달은 가능하리라는 전망이었다.

그러나 세 명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말았다.

무엇보다도 운이 따르지 않은 것이 가장 아쉬웠다.

최규진은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 등 대표팀에서 가장 빛나는 성적을 거둬 금메달 후보 0순위로 꼽혔지만 첫 판부터 최대 난적인 하미드 수리안 레이한푸르(이란)을 만나고 말았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규진을 꺾었던 수리안 레이한푸르는 심한 체중감량 탓에 체력에 문제가 있는 만큼 후반에 만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로 분석됐던 상대다.

그러나 초반에 최규진과 맞붙은 수리안 레이한푸르는 거침없이 최규진을 공략했고, 최규진은 첫 라운드를 따내고도 역전패하고 말았다.

초반에 최규진에게 힘을 쏟은 수리안 레이한푸르가 체력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4강에서 하세가와 고헤이(일본)에게 무너지는 것을 바라보는 대표팀 코치진은 더욱 쓴 입맛을 다셔야 했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 부족도 드러났다.

김현우는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상대로 꼽히던 후지무라 쓰토무(일본)와 8강에서 만나 무리한 공격을 감행하다 오히려 역습에 당하고 말았다.

이미 2002년부터 국제대회를 누벼 온 정지현이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기를 운영해 금메달까지 딴 것과 대비되는 장면이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침체에 빠졌던 한국 레슬링은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세대 교체에 나서 성공적인 성적을 거뒀으나,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서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감해야 했다.

정지현 역시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마지막에 경기가 꼬이면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정지현은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 차례 물리쳤던 오미드 노루지(이란)에게 첫 라운드를 빼앗으며 승리에 바짝 다가섰으나, 2라운드부터 밀리기 시작해 결국 역전승을 내주고 말았다.

2002년부터 국제대회를 치러 온 베테랑이었지만, 한 번도 금메달을 따 보지 못한 아시안게임에서 부활을 알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결국 체력 저하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팀 방대두 감독은 "(정)지현이가 전날 잠을 많이 못 잤다더라. 막판에 그것 때문에 페이스가 떨어진 듯하다"며 아쉬워했다.

다 이긴 경기를 놓친 정지현도 경기를 마치고 침묵으로 일관하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대표팀은 22일 열리는 그레코로만형 74㎏급과 84㎏급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분위기를 바꿔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한레슬링협회 관계자는 "오늘 결과는 아쉽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단 대진운은 괜찮다는 평가다. 74㎏급의 박진성(25.상무)은 결승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이란과 우즈베키스탄 등 강호들과 맞붙지 않고, 84㎏급의 이세열(20.경성대) 역시 이란 선수와 초반에 맞붙는 불운은 피했다.

나란히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는 등 실력으로는 금메달을 노릴 수 있다는 평가지만, 두 선수 모두 지난해 처음 태극마크를 단 신예라는 점에서 경험 부족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방대두 감독은 "팀을 잘 추슬러서 내일 다시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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