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채권단 및 현대그룹에 따르면 당초 23일 예정돼있던 현대건설과 현대건설 채권단의 MOU 체결이 1~3일 가량 미뤄졌다.
현대그룹이 제시한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예금잔고 1조2000억원에 대한 논란이 금융권 안팎에서 커지면서, 채권단이 이를 좀더 신중하게 검증하기 위해 MOU 체결을 미룬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과 현대그룹은 결과가 바뀔 가능성을 일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정에서 이미 조달 자금 건전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를 마친 만큼, 시장의 혼란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분명한 선을 그었다.
현대그룹 역시 "매각 과정에서 일정 변경은 자주 있는 일"이라며 "내부적으로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발전방안을 내놓았다.
현대그룹은 이날 '2020년까지 현대건설을 연간 수주 150조원, 매출 60조원, 영업이익률 9%대로 올려 세계 5위의 종합건설사로 키우겠다'는 내용을 담은 '현대건설 비전 2020'을 발표했다. 키워드로 '글로벌 자이언트(GIANT)'이다.
GIANT는 'Green Innovation And Next Technology'에서 따온 것으로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녹색산업과 차세대 기술을 확보해 현대건설을 글로벌 '톱5'로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현대그룹 측은 설명했다.
이같은 계획이 실현되면 현대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15조7000억원에서 2020년에 150조원으로, 매출은 9조3000억원에서 60조원으로, 영업이익은 4200억원에서 5조원으로 급성장한다.
이를 위해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3대 성장전략'과 '주요 자회사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성장전략은 △주력 사업인 화공플랜트, 화력발전, 원자력발전 사업 등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북한ㆍ러시아ㆍ브라질 인도 등 고성장 해외시장에 진출하며 △모바일 항만이나 해양도시, 그린빌딩, 그린교통 무인궤도택시(PRT), 수처리 플랜트 등 신성장 사업에도 역량 집중하는 것.
이와 함께 현대그룹은 자회사 발전방안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을 기존의 일괄도급방식(EPC)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전문 엔지니어링업체로 육성할 방침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것은 잠시 떨어졌던 가족이 다시 만나는 것과 같다"며 "현대그룹과 현대건설이 갖고 있는 동질적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현대건설을 다시 한번 세계적 기업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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