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포탄성능 향상되는데 軍레이더 40년 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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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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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콘크리트를 관통하고 화염을 일으키는 특수포탄을 개발해 실전배치하고 있는데 우리 군의 대포병레이더(AN/TPQ-37)는 개발된지 40년이 지난 노후 장비여서 대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군은 미국이 40년전 개발해 사용하다가 거의 도태시킨 대포병레이더를 도입해 백령도와 연평도에 각각 배치해놓고 있다.

군은 지난 23일 오후 북한이 연평도를 향해 1차 150여발의 76.2㎜ 해안포와 122㎜ 방사포를 무더기로 발사하기 전 오전 9시부터 대포병레이더를 가동하고 있었으나 정작 발사 때는 이를 탐지하지 못했다.

합참 관계자는 26일 "대포병레이더는 당일 오전 9시부터 작동을 했고 레이저 빔을 방사하고 있었다"며 "다만, 북한이 1차 발사한 포탄을 식별하지 못했고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발사된 해안포와 장사정포 등을 탐지, 식별하기 위해 서해 최전방에 배치한 대포병레이더의 기능에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최접적지역에서 북한군을 감시하는 '군의 눈'이 깜깜해진 것이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대포병레이더의 기능에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20㎞ 거리에서 발사되는 81㎜ 박격포의 탐지율은 50% 미만이고, 24㎞ 거리에서 날아오는 122㎜ 방사포는 탐지율이 27% 미만이라는 후문이다. 이것도 기상상태가 양호했을 때를 기준으로 한 것이며, 날씨가 좋지 않으면 탐지율이 더 떨어진다.

군 관계자는 "지난 23일과 같은 상황에서는 탐지율이 20~30%에 불과하다"면서 "평사포는 대포병레이더로 잡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AN/TPQ-37는 설치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발전기를 돌려 전원을 켜야 한다. 오래 켜두면 레이더가 고장이 나기 때문에 컸다 켰다를 반복해서 예열시간을 가져야 한다. 유사시 신속하고 장시간 가동하는데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이 레이더는 애초 육군에서 사용하던 것을 해병대로 넘겼는데 장비가 자주 고장을 일으켜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서해 최접적지역에 낡고 구형장비를 배치한 것은 서해도서의 방어를 소홀히 한 것이란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참여정부 때 정부와 군은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해병대 병력 중 4천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수립했다가 이번 정부들어 없는 일로 되돌리기도 했다. 당시에도 서북도서 방어를 포기하는 것이나 같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 때문에 백령도와 연평도에 있는 대포병레이더를 영국제 '할로'와 같은 신형 레이더로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국에서 개발한 이 신형 레이더는 설치가 간단하고 전원을 지속적으로 켜둬도 장비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지역에서 들려오는 '포성'을 탐지해 발사지점을 자동추적 계산해주는 음향탐지레이더의 배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백령도와 연평도 2~3곳에 지진탐지기와 유사한 설비를 설치해놓으면 이곳에서 포성을 감지해 발사지점을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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