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 맞선 시중은행, 꼬리 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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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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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연방정부의 이른바 '금리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무시해 온 시중은행들이 꼬리를 내리는 것인가.

한 시중은행장이 정부에 맞서 부동산담보대출(모기지) 금리 등을 과다하게 인상한 시중은행들의 최근 행보를 "교만스럽다"고 정의하고 "왜 우리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발언을 함으로써 이런 언급이 향후 호주 정부와 시중은행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대 시중은행 NAB은행 캐머런 클라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시드니에서 열린 열린 한 오찬모임 연설을 통해 "시중은행들은 교만함을 버리고 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지를 분석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언론들이 27일 전했다.

지난 1년반동안 NAB은행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해 온 클라인 행장은 "최근 정부와 시중은행 사이의 적대적 관계가 20년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며 "시중은행들은 더 이상 정부에 맞서기 보다는 덜 공격적이고 (정부를) 덜 무시하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나 소비자의 말에 좀더 주의를 기울이고 즉각 행동으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라인 행장은 "시중은행들이 먼저 행동하지 않으면 결국 규제를 받게된다"며 "정부의 규제와 간섭은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런 발언은 호주 정부가 제5의 시중은행 설립을 허용하는 등 금융시장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호주 정부는 시중은행들에 대해 RBA의 기준금리 상향 조정 폭 이내에서 모기지 금리 등 대출금리를 조정하도록 권고했으나 그동안 시중은행들은 이를 철저히 무시해 왔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을 추가로 인가해 줘 모기지 금리 인하 등을 촉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2일 RBA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상향 조정한 직후 이보다 2배가까이 높은 수준에서 모기지 금리를 인상해 정부의 반발을 샀다.

정부와 정치권은 시중은행들이 과도한 모기지 금리 인상과 과다한 수수료 징수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규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NAB은행장의 이런 발언이 정부와 정치권의 압박을 의식한 것인지, 그렇다면 이를 통해 압박의 강도가 낮아질 수 있을 것인지에 금융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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