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 극동지역에 파견했던 노동자 상당수가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이후 급거 집단 귀국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의 뉴스통신사인 '블라드뉴스(Vladnews)'를 인용해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들의 대규모 귀국이 이뤄지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북한 당국이 군사작전을 위해 이들을 소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블라드뉴스는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된 직후 북한 노동자들이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도시인 나홋카에서 대규모로 빠져나갔다고 보도했다.
가판대와 시장에서 활동하던 북한 상인들, 건설 현장에서 움직이던 북한 노동자들, 이들을 감시하던 보안원들이 함께 사라졌다고 증언했다.
러시아 지역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을 취재해왔던 언론인 사이먼 오스트로프스키는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을 종용하는 중앙으로부터의 모종의 명령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러시아 일간 신문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MK)'도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남북한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일부) 북한 노동자들이 이 소식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수호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로 받아들였다"고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최저 보수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은 러시아 극동 지역의 노동시장에 이미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 이동 규모가 상당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러시아엔 올해 초 기준으로 2만여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활동 중이다. 건설 현장에서 활동하는 이들 노동자 대부분은 기관원의 감시하에 하루 13시간 이상을 노동하며 수입 대부분을 북한 정권에 보낸다.
연중 휴일이 3일에 불과할 만큼 심각한 근로 여건에서 일하다 일부는 탈출해 러시아 여타 지역에 숨어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량난에 지친 북한인들이 종종 생명을 걸고 국경을 넘어 러시아로 들어왔다면서 이들은 시장과 건설 현장에서 돈을 벌고 친척들에게 먹을 것을 사보낸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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