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각국 긴축 재정 반대 시위 몸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11-28 07:4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수만명, 재정적자 감축 조치에 항의 시위 

아일랜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27일 오후(현지시각) 정부의 긴축재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거리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대는 도심에 모여 정부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복지예산을 줄이고 세금을 늘리는 등 국민 생활을 파탄에 몰아넣고 있다면서 대책을 요구했다.

유럽연합(EU) 및 국제통화기금(IMF)와 막바지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중인 아일랜드에서는 이날 수도 더블린에 5만여명의 노동자와 시민 등이 모여 정부의 긴축재정과 구제금융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아일랜드 노동조합연맹(ICTU)이 주도한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정부가 국민의 생활을 어렵게 하는 가혹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긴축재정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아일랜드가 회복할 수 없는 사회.경제적 불모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아일랜드 정부는 85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하면서 향후 4년간 150억 유로의 정부예산을 삭감하는 초긴축재정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여기에는 복지 예산 감축, 공무원 임금 삭감, 공무원 고용 축소, 최저임금 하향조정, 수도요금 신설, 세금 인상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방안이 대거 포함돼 있으며, 긴축예산안은 다음달 7일 의회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EU 재무장관들은 28일 오후 4시 전화 회의를 열어 구제금융 방안을 최종 조율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서도 이날 최대 노조 조직인 이탈리아노동연맹(CGIL) 주최로 불안한 고용 전망과 노동자 권리 약화에 항의하는 거리 시위가 펼쳐졌다.

시위에는 최근 정부의 교육 예산 삭감과 교육 관련 일자리 삭감 방침에 항의하며 전국 주요 도시에서 기습 시위를 벌여온 학생들이 가세했다.

시위대는 `미래와 젊은 세대, 노동자'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든 채 의사당 주변을 행진하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정부가 경제 성장과 고용 회복을 위한 노력은 게을리하면서 복지와 교육 예산은 삭감하려 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이와 별도로 학생들은 이날 피렌체에서 성당의 원형지붕을 점거하고 `대학은 팔고 사는 상품이 아니다'라는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거는 등 유명 관광지에서 기습 시위를 계속했다.

학생들은 지난 26일에는 베네치아 산마르코 성당의 꼭대기에 올라가 기습 시위를 벌였고, 25일에는 로마 시내 원형경기장(콜로세움)과 피사의 사탑을 점거하고 `대학 재정개혁 반대' 등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노동자와 학생의 시위가 계속됨에 따라 내달 14일 신임투표를 앞두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정부가 신임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오스트리아 빈 도심에서도 4천여명의 시위대가 정부의 교육, 건강보험 등의 재정지출 삭감에 항의하는 가두 시위를 벌인 뒤 베르너 파인만 총리의 사무실 앞 중앙 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일부 시위대는 '부자들로부터 빼앗아와라','당신들이 예산을 줄이려 한다면 우리는 당신들을 뒤엎겠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했다.

시위대가 행진하는 동안 정부는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조치들 중 일부를 몇 개월간 연기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나 시위대는 정부 발표를 `쇼'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시위를 주도한 단체는 16억 유로를 감축하는 내년도 예산안이 의회에서 논의되는 오는 30일 다시 한번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0일과 24일 영국에서는 대학 학비 인상과 재정 지원 삭감에 반발하는 대학생, 강사 등 수만명이 집회를 마치고 집권당 당사로 몰려가면서 저지하는 경찰과 충돌했다./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