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태 속 민주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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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2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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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북한의 연평도 무력도발이 정치권의 모든 현안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돼가고 있다.

이에 따라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을 비롯해 정부의 ‘4대강 살기’ 사업,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빈준 문제 등을 두고 연말 예산 국회에서 공세를 높이려던 민주당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민주당은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국민참여당·진보신당 등 다른 야당 및 시민단체와 함께 29일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대포폰(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 게이트 국정조사 요구 및 4대강 사업 반대 범국민대회’를 열기로 하고 지난 25일 전국 200여개 지역위원회에 “장외집회에 40명씩 동원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하루 만인 26일 “범국민대회는 잠정 연기됐다”는 내용의 공문을 다시 발송해야만 했다.

해병대 장병은 물론, 민간인 희생자까지 낸 북한의 이번 도발로 국민감정이 극도로 악화된 데다 28일부터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되는 등 ‘비상정국’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장외투쟁에 ‘올인’할 경우 자칫 국민적 비난을 자초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대신 민주당은 원내에서 정부의 ‘4대강 드라이브’가 안보 소홀을 초래했다는 논리로 이번 연평도 도발과 4대강 문제를 연계, 정국 ‘돌파구’를 마련키로 하고 정국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정부가 ‘강력한 안보’를 말하면서도 자기 업적을 쌓기 위해 4대강 사업에 매몰되는 바람에 이 꼴이 왔다”며 정부의 내년도 4대강 사업 관련 예산을 국방예산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또 민주당은 가칭 ‘연평도 피해구제 특별법안'을 당론으로 발의, 이번 예산국회에서 4대강 예산을 깎아 피해 구제 예산으로 돌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번 도발에 대한 초기 대응 미숙 등을 이유로 국군 통수권자인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지금은 ‘준(準)전시 상황’이다”며 “민주당이 4대강 예산 공세를 펴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지금은 국방문제에 초당적으로 대응하고, 정부 예산안도 회기 내에 차질 없이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는 29~30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새해 예산안에 대한 부별심사(비경제부처)가 끝나는 대로 내달 2∼5일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를 열어 예산안의 증액·삭감 규모를 결정한 뒤 6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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