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과 성공경영] 한국 3세경영, 진나라 15년 천하꼴 우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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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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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규 상무) 은나라, 주나라를 거쳐 중국의 중원은 기원전 770년을 전후해 제후들이 각 지역을 분할해 통치하면서 영토 확장 경쟁을 펼치는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무려 500여년에 걸쳐 전개되는 이 ‘각본 없는’ 시기가 바로 춘추전국시대다.

자고 나면 나라가 생겼다 사라지는 등 70여개국의 ‘서바이벌 게임’시대를 거쳐 생존한 나라는 7개. 진시황은 기원전 221년 이들을 평정하고 천하를 통일했다.

문제는 수성(守城)이었다. 시황제가 중원 통일 12년 후 전국 순행 도중 병에 걸려 사망하자 황위를 이은 영호해는 진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3년 만에 조고에게 나라를 넘겨주고 시해당했다.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데 500년이 걸렸지만, 망하는데 걸린 기간은 15년에 불과했던 것이다.

진나라로부터 400여 년이 지난 후 한(漢)나라를 거쳐 ‘삼국지’ 시대가 전개됐다.유비는 조조, 손견과 경쟁해 우여곡절 끝에 촉나라를 세웠지만, 유비 사후 나라를 물려받은 유선은 나라를 사마소에게 내주고 말았다.

이와 달리 오나라 손견의 황위를 계승한 2남 손권은 황하 이남의 영토를 더욱 확장하는 등 선친보다 더욱 큰 업적을 쌓았다.

중국의 2세 황제들의 역사는 오늘날 3세 경영시대를 열고 있는 우리 재계에 적지 않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다.

경쟁사들이 호시탐탐 빈틈만 노리는 글로벌 약육강식의 경쟁시대에 자칫 승계에 실패할 경우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병철 창업주의 삼성그룹과 뿌리를 같이 하면서도 공중분해 된 새한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최근 이재용 부사장의 승진을 예고하면서 본격적인 승계작업을 서두를 조짐이다. 현대차 그룹은 진작부터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진행해왔다.
 
효성그룹의 3형제(조현준 사장, 조현문 부사장, 조현상 상무), 한진그룹의 조원태 전무, GS건설 허윤홍 부장 역시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한화그룹의 장남 김동관 차장과 형제들,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양자인 구광모 과장, 동부그룹 김남호씨 등도 수면 위에서 또는 아래에서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두산그룹은 박용현 회장, 박용만 회장에 이어 박정원, 박지원 사장 등 3세에 이어 4세경영 체제에 접어들고 있다.

2.5세대라 할 수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에 이어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CJ그룹 이재현 회장, 태광그룹 이호진 회장은 이미 공식적으로, 애경그룹 채형석 총괄부회장 등은 실질적으로 그룹의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 (계속) /sky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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