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부실채권의 실사가격을 두고 각 은행들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수할 채권 규모도 당초 계획과 달리 1조원에 미치지 못 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암코는 현재 국민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농협중앙회에 PF 부실채권의 최종 인수가격을 제안했다. 은행별 수락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단계로 유암코 측은 부실채권 인수 후 손실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해서 가격을 매겼다고 밝혔다.
일단 공은 은행 쪽으로 넘어 온 상황.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유암코가 제시한 인수가격과 매도가격의 차이가 커 이해득실을 따지기에 분주하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PF사업별로 희망 인수가격과 은행이 원하는 가격이 달라 획일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최대 몇 10%씩 차이가 나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차이로 인해 유암코가 당초 밝힌 1조원 가량의 PF부실채권 인수 규모는 6000억원 대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은행권은 보고 있다.
유암코의 인수 자체를 두고 대주단(건설업체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모인 여러 금융회사)의 의견차이도 커 이를 조율하는 일도 인수시기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부동산 PF는 대주단 공동으로 대출이 이뤄진 까닭에 부실채권 정리를 하려면 이들의 의견 합의가 필요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격 면에서 별 차이가 없더라도 저축은행, 지방은행 등 대주단이 복잡한 곳이 많아 의견 조율을 하는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또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행사와 시공사 입장에선 매수가격이 매도가격 보다 낮을 경우 다른 기회를 찾아보자는 의견도 있다”며 “만약 계획대로 매각이 되지 않는다면 고정이하여신으로 은행이 보유하거나 상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유암코가 제시한 인수 가격을 받아들여도 정식 계약을 맺기까지는 여신협의회 등 내부적으로 의결과정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당초 계획보다 2~3주 가량 인수가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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