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 대책 한계 맞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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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1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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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지난 9월 물가급등을 이끈 ‘배추 파동’ 이후 정부가 수차례 대책을 내놨음에도 정책의 약발이 제대로 듣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는 중국에서 배추와 무를 대거 수입하고 깐마늘 공급도 늘리는 등 부산하게 대책을 마련했으나 여전히 서민 먹거리인 장바구니 물가는 작년보다 곱절 이상 높다.

이에 따라 정부의 물가대책이 겉돌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한국의 식품물가상승률이 33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상황이 어려움에도 공공서비스 요금 인하 등이 전체 물가 하락을 이끌었다는 정부의 안이안 인식이 불러온 결과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신선채소 10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

1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신선채소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4.8% 급등했다.
 
신선채소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11.9%를 기록한 이후 12개월 연속 두자릿수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6월에 20.5%를 기록한 이후 7월 24.0%, 8월 24.7%, 9월 84.5%, 10월 100.7% 등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11월 상승률은 10월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꺾였지만 주요 품목들은 2배 이상 오른 상태다.
 
정부가 가격안정에 가장 힘을 쏟은 무와 배추는 각각 지난해 11월보다 각각 178.9%, 140.8% 급등했다. 이는 10월의 275%(무), 261%(배추)에 비해 큰 폭으로 내린 것이지만 여전히 평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마늘은 97.3% 급등해 10월의 102.5%에서 조금 떨어지는 데 그쳐 정부가 깐마늘을 시장에 집중적으로 방출하고 국산 마늘의 저가 판매에 나선 효과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아울러 정부가 손대기 어려운 채소류는 급등세를 이어갔다. 특히 양배추는 9월 144.2%에서 10월 286.2%, 11월 315.3% 등으로 최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파(113.9%)와 양상추(104.1%), 토마토(104.2%), 브로콜리(93.5%) 등도 지난해 11월의 2배 수준이었다.
 
수산물 가운데 가격이 비교적 낮아 서민들이 주로 사먹는 꽁치(15.8%)와 오징어(48.6%), 고등어(39.0%) 등도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OECD 식품물가 상승률 한국 2위
 
재정부는 8~9월에 채소값이 폭등할 때는 폭염과 잦은 비, 태풍 등 ‘하늘 탓’으로 돌리면서 일시적 현상으로 진단했다. 10월에도 신선식품 상승률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자 월말의 가격하락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추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신선식품 상승률은 9월 45.5%, 10월 49.4%에 이어 11월에도 37.4%를 기록했다. 3개월째 급등세가 이어졌음에도 오히려 정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3.3% 상승해 지난달의 4.1%에서 상승폭을 크게 줄인 것을 부각시켰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가중치가 큰 집세가 오름세를 타고 있어 연평균 3% 물가 상승률이 지켜질 지 우려된다. 11월 집세는 이사철 전세수요 증가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2% 올랐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올해 연평균 상승률이 3%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12월에 전월 대비 상승률이 0.1%로 나오면 대략 연평균 2.8%가 되는데 그 이상이면 2.9%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10월 OECD 물가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식품 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14.1% 올라 터키(17.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OECD 회원국 평균이 2.6%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식품 물가가 폭등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한국과 터키를 제외하고 OECD에서 지난 10월 식품 물가가 두자릿수대로 상승한 국가는 한 국가도 없었다.

김선환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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