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사장 등 임원들이 최근 자사 주식을 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내년 전망에 대해 한결같이 긍정적이다. 일반 투자자들로서는 이 회사 임원들 선택을 따를 것인 지, 증권전문가 의견을 믿을 것인지 종잡기 힘든 처지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권 사장은 지난 24일과 29일에 총 2000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전날 공시했다. 처분단가는 24일에 83만9000원, 29일에 85만800원이다. 변동 후 보유주식은 8417주를 기록했다.
김필영 전무도 지난 26일과 이날에 총 2689주를 시장에 내다팔았다. 이는 김 전무의 보유주식 전량이다. 평균 처분단가는 84만2000원이다.
이현동 전무는 지난 24일에 600주를 주당 84만2000원에 장내 매도했다. 김강준 상무 역시 지난 25일과 26일 각각 100주를 팔았다. 처분단가는 각각 84만3000원, 82만6000원이다.
김종산 상무도 지난 24일에 500주, 26일에 200주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주당 평균 84만300원에 처분했다.
이돈주 전무는 지난 23일에 받은 스톡옵션 1500주를 그날 장내 매도했다. 처분단가는 84만원, 처분 후 보유주식은 817주다.
삼성전자 주가는 11월전까지 80만원선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 10월 29일 기준으로 주가는 연초대비 6.76% 하락한 74만5000원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기대치에 못 미친 까닭이다.
하지만 11월 들어 오름세를 탔다. 삼성전자 주가는 11월에만 10.87% 상승했다. 4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인 실적 회복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임원들이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며 시세차익을 챙겼다. 임원들은 82만원 이상으로 처분하며 80만원을 회복하지 못했을 때에 비해 최소 주당 2만원이 넘는 이득을 얻었다.
증권사들은 4분기에 접어들어 밝은 전망을 쏟아냈다.
맥쿼리증권은 삼성전자가 핸드폰과 반도체 모두에서 견조한 이익을 내고 있다며 투자의견 시장수익률 상회와 목표주가 120만원을 유지했다.
맥쿼리증권은 "내년 영업이익은 18조원으로 늘고, 매출은 11%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며 "이는 올해 이익이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믿음과는 다른 전망"이라고 밝혔다.
BNP파리바증권도 향후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가 106만원을 유지했다.
이 증권사는 "액정표시장치(LCD) TV산업은 2010년 990억달러 매출로 고점을 찍은 후 연간 3~4% 씩 성장세가 둔화되겠지만, AMOLED가 이같은 LCD산업 후퇴를 대신해 디스플레이 사업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증권사도 저점매수할 것을 권했다.
삼성증권은 반도체산업의 호황이 끝나지 않았다며 투자의견 비중확대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경영진들의 자사주 매입은 앞으로의 호재를 전망하고 매도는 악재를 예상한다"며 "이번 매도는 삼성전자 임원들이 증권사 전문가들과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엇갈린 행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분기에 사상최고치 실적과 주가 100만원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에도 임원들은 자사주를 잇 따라 처분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임원들의 주식 매도가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고점을 알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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