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유출입 자금(단위 10억달러/ 출처 WSJ)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막대한 자금을 충전하고 다시 아시아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지펀드 자문사인 헤지펀드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 세계 헤지펀드에는 총 190억 달러의 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2007년 4분기 이후 최대 유입량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발을 뺐던 헤지펀드들이 다시 복귀하고 있는 것은 이 지역의 경제 성장세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과 인도 경제가 각각 10.5%, 9.7% 성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8%에 달할 전망이다.
영국 헤지펀드인 마셜웨이스의 데스 앤더슨 파트너는 “아시아 지역은 수익이 높아 이 지역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지사 인력을 지난해보다 두 배로 늘렸으며 전체 운용 자금의 4분의 1을 아시아 지역에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헤지펀드들이 아시아 지역에 주목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세율도 한몫하고 있다. 영국의 소득세율은 50%인 데 비해 홍콩은 17%, 싱가포르는 20%로 거의 절반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이 강화한 헤지펀드 규제안과 최근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내부자 거래 수사도 헤지펀드업계의 아시아행을 부추기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내부자 거래 관련 혐의로 다이아몬드백캐피털매니지먼트, 레벨글로벌인베스터스, 로치캐피털매니지먼트 등 헤지펀드 3곳을 수사하고 있다.
이안 무커지 아미야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EU는 헤지펀드들을 반기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홍콩이나 싱가포르로 옮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홍콩과 싱가포르도 아시아 지역 금융허브로 인정받기 위해 외국 헤지펀드들의 입성을 반기는 분위기다.
아시아 지역에 진출한 헤지펀드들은 인력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데이비드 그레이 UBS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는 “아시아 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한 헤지펀드들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현지 인력을 더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 러시가 횡행하던 2003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도 “아시아 지역에서 사업을 잘 이어 나가기 위해 충분한 경력을 갖춘 이들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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