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양측이 서울 협상에서 매듭짓지 못한 FTA 쟁점에만 집중할 것으로 예상돼 합의 도출이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전망은 불투명해 보인다.
1일 외교통상부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3시간여 동안, 오후 4시15분부터 1시간여 동안 두 차례 협의를 가졌지만 합의도출에는 실패했다.
양국 통상장관들은 모두 '이번 협상에서는 끝내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했지만, 실제 협상에서는 예상과 달리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상에 한국측에선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최석영 FTA 교섭대표, 안총기 외교통상부 지역통상국장, 이태호 외교통상부 FTA정책국장 등 4명이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미국측에서는 1차 협상과 마찬가지로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드미트리우스 마란티스 USTR 부대표, 웬디 커틀러 USTR 대표보, 마이클 프로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경제부보좌관 등 4명이 협상테이블의 맞은 편을 차지했다.
김 본부장은 첫날 협상을 마친 뒤 "현재 이야기되고 있는 것은 지난번에 얘기했던 내용, 그 꼭지 그대로다"라며 "새로운 것은 없지만 서로의 입장을 어떻게 절충하느냐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협상 전망에 대해서는 "쉽게 되겠다, 아주 어렵겠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더 해봐야 안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는 김 본부장이 전날 입국하면서 협상 일정에 대해 "이틀이면 긴 시간"이라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했던 점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후퇴했음을 의미한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협상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협상이 아직도 유동적이다. 잘 풀릴 수도 있지만 깨질 수도 있다는 부담감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타협의 순간에는 이르지 못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측이 제시한 협상안이 우리 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게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연평도 포격 사건을 계기로 한미동맹이 강조되는 분위기에서 협상단이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처럼 보이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 협상이 '패키지 딜(일괄타결)'로 진행된다는 점도 협상의 진전이나 '의미있는 합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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