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4%대를 유지하면서 고공비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각종 경기지표가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가 올해 1월부터 10개월째 감소하면서,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성장 둔화 우려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국내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4.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 이후 3개월째 하락세다.
또 11월 제조업체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전월 대비 2포인트 떨어진 92를 기록하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움츠러든 상태다.
일단 전문가들은 경제불황 속에서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을 언급할 정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경기성장 둔화세 조짐은 확실히 보이지만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구조상 아일랜드 재정위기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경우 장기침체의 늪에 빠질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비자물가가 4.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 경기선행종합지수와 BSI를 반영했을 때 경기 둔화세 국면으로 접어든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적어도 인플레이션 수치가 5~6% 정도는 돼야 거론할 수 있다"며 "다만 반도체 산업이 부진해 경기 성장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정중호 하나금융지주 연구위원은 "경기 사이클로 봤을 때 내년 1·4분기에 저점을 찍고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BSI 자체가 기업들을 대상으로 단기 설문조사를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물가상승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상승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임경묵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조만간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나면 소비자물가가 4%대에서 3%대까지 내려올 것이라고 본다"며 경기 둔화세가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경기 하강 회복을 위한 대책으로 중소기업 활성화 방안을 꼽았다.
정중호 연구위원은 "연말이 되면서 중소기업 지원책이 거의 회수된 상태"라며 "경기 둔화에 따른 중소기업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긴 하지만 경기 사이클 측면에서 보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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