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재정위기가 중심국으로 확산하는 데 가장 취약한 방어선으로는 벨기에가 부상하는 양상이다.
벨기에 국채 10년 물 수익률이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이면서 연 4%까지 치솟아 안정성 척도가 되는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차이(스프레드)가 1.4%포인트를 넘나들 정도에 이르렀다.
벨기에 국채와 독일 국채의 수익률 차이가 1.4%포인트까지 벌어진 것은 199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반대로 국채 가격의 하락을 의미하며 벨기에가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 할 때 그만큼 비용을 더 치러야 한다는 것으로 재정에 부담을 주는 핵심 요소다.
또 국채 부도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벨기에의 경우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편이나 독일, 네덜란드의 2~3배 수준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이 설명이다.
지난달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Eurostat)가 발표한 2009년 재정적자 및 정부부채 자료에 따르면 벨기에의 작년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로 16개 유로존 회원국 평균(6.3%)에 육박했다.
2009년 말 현재 정부부채는 GDP 대비 96. %로 그리스, 이탈리아에 이어 유로존에서 3번째로 높았고 구제금융을 받은 아일랜드(65.5%)보다도 30%포인트 이상 높았다.
특히 지난 6월 총선거가 치러진 이후 반년이 다 되도록 연립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는 정치 불안정이 재정 위기에 부채질을 하는 양상이다.
네덜란드 금융그룹 ING 브뤼셀 지점의 이코노미스트 카르스텐 브르체스키는 1일 뉴스통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다음은 누구야’라는 질문을 던지는 가운데 벨기에가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U 집행위원회 관료 출신인 브르체스키는 “경제 펀더멘털 만으로는 크게 걱정할 이유가 없지만, 부채 수준이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며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차이가 이미 긴장 수준에 이르렀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지난달 25일 벨기에를 위험국으로 지목한 직후 벨기에 정부와 금융 전문가들은 이를 일축했으나 이후 상황은 악화하는 형국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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