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20%를 넘는 시장점유율로 1위를 수성하고 있는 가운데 10%대에서 소수점 한 자리의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는 한시의 긴장도 늦출 수 없다.
올 상반기 시장점유율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현대카드(11.6%)가 삼성카드(11.0%)를 간발의 차이로 앞선 상황. 부동의 2위 자리를 지켜왔던 삼성카드는 지난해 현대카드에게 역전을 당한 뒤 추월을 쉽게 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은 삼성카드가 뒤바뀐 위치를 되돌려 2위 탈환에 성공할지, 현대카드가 ‘어느새 2위’로 자리매김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카드, 신용판매 적극 나서며 리스크 집중 관리해
삼성카드는 2003년 카드 대란 이후 자산 건전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부실 자산은 정리하고 충당금을 꾸준히 적립하며 상대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할부·리스 사업을 축소하는 전략을 일관되게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자산 건정성 지표인 연체율(대환론 포함)이 올해 3분기 말 2.73%로 전분기 대비 0.04% 포인트 내려갔다.
하지만 자산 건선정 확보에 치중한 나머지 현대카드 등 경쟁사에 비해 시장점유율의 상승속도가 더딘 것은 삼성카드가 풀어야할 숙제다. 올해 들어 ‘와이 낫(Why Not)’ 캠페인을 전개하며 영업력을 키우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도 이 같은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삼성카드는 현재 개인 신용판매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국내에서 처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의 인증만으로도 카드 결제가 가능한 ‘간편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 방안으로 모바일 채널을 주목하고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모바일 결제 시장이란 새로운 트렌드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동안 안정적인 기조에서 벗어나 잃어버린 시장 잠재력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 업계 최고의 브랜드 파워로 승부수 띄워
7년 전만 해도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은 4.1%로 삼성카드(17.15%)와 격차가 3배 이상 났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카드는 51조2899억원의 취급액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50조3346억원의 취급액을 기록한 삼성카드를 앞질렀다. 취급액은 개인과 법인의 신용결제, 현금서비스, 카드론 사용금액을 합한 것이다.
현대카드는 업계 최고의 브랜드 파워와 우수한 자산 건전성 등을 시장 점유율 상승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현대카드 측은 “브랜드 인지도의 경우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통해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라며 “자체 조사한 결과 2007년 69%였던 브랜드 인지도는 현재 86% 수준까지 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대카드가 선보인 ‘make break make’란 광고는 고객들에게 현대카드가 신뢰할 수 있는 금융회사란 메시지를 잘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매치’와 ‘슈퍼콘서트’도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신용판매 위주로 자산 부실화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보수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연체율 0%대를 유지하는 것을 두고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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