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민주당측이 내년에 시내 초등학교에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례안을 의결하자 서울시가 시의회와 시정 협의를 전면 중단하는 등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가 위법적 조례를 강요해 재의 요구와 대법원 제소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에 오세훈 시장이 시의회 출석을 거부하고 시의회와의 시정 협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측은 1일 오후 8시40분께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제227회 정례회 제4차 본회의를 열어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이 대변인은 "조례는 법령상 교육감 권한인 학교급식을 시장에게 강제로 전가해 모든 재정적, 행정적 부담을 떠넘기는 것으로 명백히 불법"이라며 "서울시가 조례의 위법성을 계속 지적했는데도 야당 시의원들이 몸싸움까지 불사하며 조례를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원들이 갈 수록 대화보다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고 의결·입법권을 이용해 서울시의 사업과 예산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시민을 위한 핵심 사업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가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더 이상은 묵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악순환이 거듭되면 시정을 이끌어가기 어렵다는 강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시정질문 출석을 거부한다"며 "예산을 시의회 욕심대로 편성해서 서울시에 집행하라고 강요할 경우 거부한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무상급식 조례안에 대해 시의회에 재의를 요구하고, 시의회가 재의결하면 대법원에 재의결 무효확인 소송을 낼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급식 지원 조례안 통과를 빌미로 시정질문에 일방적으로 불출석을 통보한 것은 시의회를 무력화시키려는 술수"라며 오 시장의 즉각적인 시정질문 출석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서울시정은 협의가 아니라 견제와 감시의 대상이며, 오 시장은 시의회의 정당한 견제와 감시의 권한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결정으로 인한 모든 사태와 시민 불편의 책임은 시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시의원들은 서울시가 조례안 재의를 요구하면 즉시 재의결하기로 했다.
한편 오 시장은 이날 오전 반가를 내고 오후에 출근해 상암동과 합정동 지역의 대교 밑과 저류조, 지하철 시설 등의 안전 상황을 점검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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