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철통 방어 체계를 자랑하는 이스라엘이 대형 산불로 41명이 숨지자 방재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며 허탈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지 일간 하레츠는 3일 이번 화재가 소방당국에는 1973년 4차 중동전쟁을 일컫는 `욤 키푸르 전쟁'과도 같은 악몽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입장에서 욤 키푸르 전쟁은 당시 시리아와 이집트의 선제공격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픈 과거로 기억되고 있는 전쟁이다.
하레츠는 "이번 화재는 이스라엘이 후방 전선에서 대규모 인명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테러 공격에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점을 드러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이란에 대한 전쟁에 착수하지 않는 것이 최선책일 것"이라고 관련 당국을 맹비난했다.
하레츠는 "첨단 정찰 위성을 띄우고 역내 패권국의 핵시설 공격을 계획하고 있는 나라(이스라엘)가 7시간만에 소방용품이 바닥나고 20세기 때의 낡은 소방차를 사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스라엘 소방대와 군부대는 산불이 발생한 지난 2일부터 공중과 육상에서 동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오랜 가뭄으로 숲이 매우 건조한 상태여서 하루가 지난 3일까지도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현재 4천ha가 불에 탔고 주민 1만3000명은 다른 지역으로 긴급 대피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소방당국 자력으로 산불을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주변국에 소방 장비와 인력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이날 이스라엘에는 그리스, 불가리아, 키프로스 등지에서 소방대원들과 소방헬기가 속속 도착, 진화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국제구호선 공격 사건으로 이스라엘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터키도 소방용 비행기 2대를 지원할 예정이며, 미국도 소방대원들이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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