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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김종욱 찾기 리뷰> 당신의 ‘김종욱’은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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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9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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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김종욱 찾기 리뷰> 당신의 ‘김종욱’은 누구입니까?

뮤지컬 '김종욱 찾기'가 내년 2월 6일까지 KT&G 상상아트홀에서,오픈런으로는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공연된다.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무대에는 단 3명만이 존재한다.
첫사랑을 찾는 여자, 첫사랑을 찾아주는 남자, 그리고 멀티맨.
하지만 무대는 그들만으로 꽉 찬다. 비단 22역을 소화해내는 멀티맨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의 웃음과 눈물과 고민에 관객들은 목청이 터져라 웃다가도 주인공의 안쓰러운 눈물에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러면서 점점 더 극의 흐름 속에 몸을 맡기게 된다.

여기 7년 전 인도에서 우연히 만난 첫사랑을 못 잊어 결혼도 못하고 있는 여자가 있다.
그리고 융통성이 제로에 가까워 회사에서 잘린 후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차린 남자가 있다. 둘은 결국 사랑에 빠진다는 로맨틱 코미디의 뻔하다면 뻔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만만하게 보기엔 이르다.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과 감칠 맛 나는 멀티맨의 활약은 110분을 딴 데 눈 돌릴 겨를 없이 흘러가게 만든다. 뿐만 아니다. 이 뮤지컬의 실적은 실로 대단하다. 2004년 출발한 소극장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5년 전 4억여원을 들여 만들었다. 그 후 월 1억 8000만~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캐시 카우’가 됐다. 서울에서만 누적 매출이 80억원. 지방 순회공연을 포함하면 85억원이 넘는다. 제작사 측은 연말까지 1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작품의 매력은 앞서 말했듯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찰떡같은 호흡, 극의 양념 역할을 하는 멀티맨의 활약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창작 뮤지컬인 ‘김종욱 찾기’는 영화, 책에서까지 만나볼 수 있는 ‘원 소스 멀티 유즈(OSMU)’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이 작품은 이달, 배우 임수정과 공유를 투톱으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소설로도 곧 출간될 예정이다. 원작에서 느꼈던 재미와 감동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어 그 여운은 배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첫사랑을 찾아주다가 결국 서로 사랑하게 된다는 결말은 사랑을 과거 속에서 찾지 말고 현실 속, 우리 곁에서 찾아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지만 뭔가 2% 부족했음을 떨쳐 낼 순 없었다. 강렬한 웃음 뒤에 조금 더 여운이 남는 결말로 이끌어 나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랑에 대한 ‘영양가’있는 메시지를 더 강렬히 줬었더라면 하는 생각 말이다.

그래도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그러한 아쉬움까지 뒤엎어버리고 웃으며 공연장을 떠날 수 있게 만들었다.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통해 20~30대를 넘어선 타 연령층에게까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도 성공한 듯 했다. 특히나 연말이 오지 않는가. 연말에 커플은 커플대로 솔로는 솔로대로 즐기기에 손색없는 작품일 듯싶다. 물론 뮤지컬 넘버도 감성을 자극해 감동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뮤지컬이든 영화든 ‘김종욱 찾기’를 보고 첫사랑의 추억도 꺼내봄과 동시에 내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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