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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손학규 민주당 대표 라디오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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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2-08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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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은 끝까지 국민과 함께 싸우겠습니다.”<br/>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밤사이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민주당 대표 손학규입니다.
 
 먼저, 폭격으로 돌아가신 연평도 주민과 장병들께 다시 한 번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는 이번 희생을 보고 평화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황망 중에 아무 대책 없이 섬을 나온 지 벌써 2주일이 넘게 찜질방에서 고생하고 계신 있는 연평도 주민들, 그 분들은 아직도 번개 치는 소리만 들어도 폭탄 떨어지는 줄 알고 기겁을 해서 들고 뛴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밥상머리에서 폭탄이 터져 밥그릇이 아슬아슬하게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 악몽을 떠올리면, 죽어도 연평도로 돌아갈 수 없다고 다짐을 하다가도, 이제 다 늙어서 객지에서 뭐 해먹고 살까를 생각하면, 돌아가는 수밖에 다른 길이 있겠느냐며 탄식하는 할머니의 말씀을 들으며, 나라가 이 무고한 국민들을 위해 무엇을 했나 하는 자책감이 앞섭니다.
 
 나라가 할 일은 백성을 등 따습고 배부르게 먹여 살리는 일입니다. 그러나 어찌 보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백성을 편안하게 해 주는 것입니다. 임금이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게 사는 것이 태평성세라 했고 그러한 통치를 하는 임금을 성군이라고 했습니다.
 
 불안 없는 사회. 그것은 오늘 현대사회에도 가장 중요한 국가의 역할입니다. 정부가 국민을 잘 먹여 살리지 못하면 편안하게라도 해야 합니다. 국민이 불안에 떨지 않게 해 주는 것은 국가의 최소한의 책무입니다.
 
 북한은 연평도 포격 사태에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합니다. 북한 당국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국제사회에 약속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는 확실히 그 대가를 보여주는 단호한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연평도 사태에서 국민이 불안했던 것은 북한의 도발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대비태세가 허술하기 짝이 없었던 것도 커다란 이유입니다. 천안함 사태를 북한의 소행으로 밝힌 정부가, 북한이 서해5도 지역에 무력도발을 일으킬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도 무사안일하게 아무런 대비도 취하지 않은, 정부의 무능력과 안일한 자세에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무력으로 도발한다고 해서 우리도 전쟁으로 이를 대하면 올 것은 파멸밖에 없습니다. 북한이 다시 도발하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되, 그러나 전쟁이 아닌 평화의 길로 도발을 사전에 막아야 합니다. 전쟁은 결코 평화를 이길 수 없습니다. 안보로 튼튼히 뒷받침된 평화의 길만이 한반도를 안정시키고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당장은 국민이 분노에 차서 전쟁 분위기로 들끓는다고 해도, 오히려 정부가 나서서 국민을 진정시키고 평화적인 해법을 찾는 것이 성숙한 민주정부의 모습일 것입니다.
 
 저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충정으로 권고합니다. 국민에게 튼튼한 안보태세로 국방의 불안을 없애주는 한편, 대화와 협상의 길을 준비하여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안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평화의 길을 국민에게 제시해 주기 바랍니다. 국가의 지도자는 오늘의 국민 요구에 응하기도 해야 하지만, 내일의 국가 안위와 국민 행복을 위해 국민을 설득하고 이끌어 나갈 혜안과 용기를 지녀야 하기 때문입니다. 부디 6자회담을 비롯하여 주변국들과의 대화의 장을 열고,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마당으로 이끌어내는데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군사적 긴장 속에서도 개성공단의 가동을 위해 통로를 열었듯이, 앞으로도 교류와 협력의 길을 더욱더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 주기 바랍니다. 평화가 경제인 것을 우리는 바로 이번 연평도 사태를 통해 더욱 절실히 느꼈고 분명히 보았습니다.
 
 불안사회를 극복해야 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가장 절실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한미 FTA 재협상을 보면서 우리 국민은 또다시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의 불안한 모습을 보았습니다. 국민의 눈에 비친 이명박 정부의 한미 FTA 협상 과정과 그 결과는, 한미동맹 때문에 우리의 경제적 이익을 통째로 내준 것이었습니다. 아니, 한미동맹이 아니라 미국에 잘 보이기 위해 국민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짓밟은 것이었습니다. 한미 FTA에 대해서 여러 가지 불만과 아쉬운 점은 있어도, 그나마 자동차 수출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까, 그 정도로 이익의 균형을 받아들였던 것인데, 그것마저 다 깨져버리고 나니까 할 말이 없어진 것입니다. 협정문의 일점일획도 수정이 없다고, 재협상은 없다고 그렇게 강변하던 정부가 이제 와서 아무런 변명 한마디 없이, 잘된 협상이라고 우기니 국민이 어찌 정부를 믿을 수 있겠습니까? 국익도 지키지 못하고, 국민적 자존심도 지키지 못하고, 국민을 속여서 허탈하게 만든 죄를 어떻게 용서받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정부가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끊임없이 쇠고기 재협상에 대한 말이 흘러나오고 있으니, 국민은 또다시 의혹의 눈길로, 불안한 마음으로 정부를 쳐다보고 있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충정으로 권합니다. 이번에 합의된 한미 FTA 재협상을 없던 것으로 하고 전면적으로 다시 검토하십시오. 미국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정부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불안사회를 극복하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큰일입니다.
 
 4대강사업도 그렇습니다. 예산심의가 막바지에 와 있는데, 지금이라도 4대강 사업을 중단하고 정말로 꼭 해야만 하는, 치수를 위한 최소한의 사업으로 바꿔, 생명과 자연과 강토를 사랑하는 국가의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어제도 국무총리실이 민간인과 정치인을 어떻게 사찰했는가를 보여주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는데, 이명박 대통령께 호소합니다. 이제라도 국민들에게 이 정부가 국민의 기본권을 존중하고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십시오. 국민에게 사과하고, 국정조사와 특검에 응해주십시오.
 
 나라를 외침으로부터 방어하는 것이 중요하고, 국민을 먹여 살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 모든 것은 국민의 믿음을 얻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는 진리 앞에 우리 모두 겸허해지기를 바랍니다.
 
 저는 우리 민주당이 집권하면 무엇보다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사회, 불신이 없고, 불안이 없는 사회,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합니다. 아무리 어려움이 있다 해도 꿋꿋한 자세로 평화, 민생, 민주의 길을 국민과 함께 걷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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