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총선을 놓고 선거부정 논란이 고조돼온 코소보에서 일부 지역의 재투표 결정이 내려졌다.
17일 현지 뉴스통신 코소바프레스에 따르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밤 데촨, 드레나쉬, 스컨데라예 등 3개 자치단체(municipality) 전체와 립잔, 말리셰버 등 2개 자치단체 내 일부 지역에서 내년 1월9일 재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12일 치러진 총선에서 타치 총리의 고향인 데촨에서 95%에 달하는 투표율을 기록하는 등 이들 지역이 전체 추세와 달리 매우 높은 투표율을 보인데다 타치 총리가 이끄는 코소보 민주당(PDK)에 몰표가 쏟아졌다.
이에 코소보 민주동맹(LDK) 등 야당들이 코소보 민주당이 대규모 선거부정을 저질렀다고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고 유럽연합(EU) 선거감시단도 이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가운데 재투표 결정이 나왔다.
잠정 개표 결과 코소보 민주당은 33.5%를 얻어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제1당 지위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코소보 민주당과의 연립정부에서 이탈한 코소보 민주동맹은 23.6%를 얻어 2위를 유지하는 데 그쳤다.
재투표가 치러지면 코소보 민주당의 득표율이 3~5%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현지 분석가들의 추정을 고려하면 1, 2위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08년 2월 세르비아로부터의 독립 선언을 주도한 코소보민주당과 코소보민주동맹은 새 국가 출범 이후 연정을 이끌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과 EU 가입을 목표로 한 친 서방 노선을 펼쳐왔다.
그러나 지난 10월 대통령 선출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코소보민주동맹이 연정에서 이탈하면서 결국 조기 총선으로 이어졌다.
한편, 타치 총리는 선거부정 시비와 더불어 1990년대 말 암살, 장기 밀매 등 각종 범죄에 연루된 마피아 형태의 범죄조직을 이끌었다는 유럽평의회 보고서 공개로 또 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유럽평의회 법률ㆍ인권담당 조사관 딕 마르티는 보고서에서 타치 총리와 `드레니차그룹' 조직원들이 코소보의 조직범죄 관련 정보보고에서 지속적으로 "핵심세력"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언급한 뒤 드레니차그룹의 `보스'가 하심 타치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타치 총리는 마르티 조사관의 허위 보고서에 대해 모든 법적, 정치적 대응 방안을 강구해 진실을 규명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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