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유통공사(aT)는 23일 국내 유수의 기업인 삼성물산, CJ제일제당, STX, 한진과 컨소시엄 협약식을 갖고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사업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7% 수준으로 매년 1400만t의 곡물을 수입하고 있다. 특히 3대 수입곡물인 콩, 옥수수, 밀은 4대 국제곡물메이저 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70%에 달해 식량안보가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OECD 국가 중 식량안보 수준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국가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aT는 민간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내년에 미국 지역에 우선 진출함으로써 안정적인 곡물 도입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컨소시엄은 해외 판매망과 사업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종합상사, 내륙 및 해상운송을 전담함으로써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해운업체, 안정적으로 해외곡물 확보가 가능한 실수요업체 등으로 유기적으로 구성됐다.
aT는 이들 민간업체와 투자, 매입, 운송, 판매 등 가치사슬(value chain)별로 역할을 분담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컨소시엄 참여사들은 이미 이달 15일부터 공동 실무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작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사업 초년도인 내년 콩과 옥수수 각 5만t씩을 곡물메이저에 의존하지 않고 우리가 구축한 곡물조달시스템을 통해 미국 현지법인으로부터 들여올 예정이다.
aT는 2020년에는 우리나라 연간 곡물수입량 1400만t의 30%에 해당하는 400만t(콩 50만t, 옥수수 250만t, 밀 100만t)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또한 사업추진에 따른 잉여물량은 현지판매, 제3국 트레이딩도 병행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로 했다.
컨소시엄 참여사 관계자는 “최근 국제곡물가격의 급등에 따라 국가곡물조달시스템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어 왔으나, 민간업체는 초기 자본투자규모 및 국제 곡물가격등락에 따른 사업 리스크가 커서 사업추진에 미온적인 편이었다”며 “aT가 주도하는 이번 사업에 민간업체가 참여함으로써 공기업과 민간업체 간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aT는 식량안보 체계 강화를 위해 장기적으로 곡물 수입선도 더욱 다변해 나갈 방침이다. aT는 향후 브라질, 우크라이나, 연해주 등에 전문화된 국가별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략적으로 진출해 나갈 계획이다.
하영제 aT 사장은 “이상기후, 투기자금 유입 등 국제 곡물시장의 불안정성이 증가함에 따라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부담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며 “이번 ‘국가곡물조달시스템’ 구축을 통해 해외식량자원을 사전에 원활하게 확보하고,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접근을 통해 우리나라 식량안보 체계를 튼튼히 확립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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