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박근혜, 朴 독주체제 ‘제동걸기’ 가시화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한 공청회를 열고 자신의 ‘싱크탱크’를 출범하는 등 본격적으로 대권행보에 나선 가운데 여권 내 다른 ‘잠룡(潛龍)’들의 움짐임도 조금씩 가시화 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여권의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의 발걸음이 빨라지자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는 '잠룡'들이 서둘러 자신의 목소리를 키우며 대권경쟁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30일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는 기자 오찬간담회를 열어“복지 논쟁은 좋지만 복지만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박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전날에도 “(복지를 강조하는)지나친 포퓰리즘을 경계해야 한다”며 박 전 대표에 대한 날을 세웠던 정 대표는 이어“(복지보다는)균형있는 국정운영이 중요하며,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감각”이라고 지적했다.
　
　정 전 대표는 박 전 대표를 향한 연이은 발언이 대권행보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기자들과 만나는 게 그런 것 아니겠느냐"며 대권행보가 시작됐음을 우회적으로 인정했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박 전 대표를 비판하면 소위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이 벌떼처럼 달려드는 ‘박근혜 우상화’가 가속화 돼 가고 있다”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박 전 대표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정권 재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해 박 전 대표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연말을 맞아 치러진 각종 송년모임을 통한 조직정비도 조금씩 가시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결속력을 다지고 ‘세(勢)’를 과시함으로써 박 전 대표를 견제하는 동시에 ‘박근혜 대항마’를 키우기 위한 사전 포석을 마련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난 29일 이재오 특임장관을 중심으로 한 한나라당 내 친이(친이명박) 직계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김문수 경기지사를 초대해 송년회를 가진데 이어 다음날인 30일에는 나경원·정두언·정태근 ·김기현 의원 등으로 구성된 개혁 성향의 친이계 모임 ‘통합과 실용’의원들도 송년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박 전 대표가 대권 행보에 박차를 가하며 ‘조기 대세론’으로 독주체제를 굳히려는 움직임을 저지할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은 (대권 주자들이)서로 ‘눈치보기’를 하며 사태 추이를 관망하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박 전 대표의 행보가 가속화 될수록 본격적으로 대권경쟁에 뛰어드는 이들이 하나 둘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