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리뷰> 성악진과 배우들의 찰떡궁합으로 이뤄진 ‘소통’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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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2-1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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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오페라는 어렵다고들 많이 생각한다. 성악가들은 자신이 무슨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면서 가사의 발음만 익힌 채 소리만으로 감동을 주려하기 일쑤고, 관객은 무대 위에 선 성악가가 비밀의 열쇠를 알려주지 않아 난해한 작품을 마치 암호를 해독하듯 풀어나가야 하는 부담감을 가지곤 한다.

 

하지만 OTM Company가 한화손보 세실극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그 친근함과 차별성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번 공연은 음악적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상상할 수 있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삽입하고, 모든 아리아와 대사를 한국어로 번안해 관객들과의 거리감을 좁혔다.

 

특히 기존 오페라가 ‘성악’에만 의존해왔다면 이번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음악만이 아닌 오페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과 직접 소통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공연에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경력을 가지고 있는 실력파 성악가들이 대거 참여한 가운데 ‘야인시대’로 대중에게 친숙한 탤런트 이재포와 윤동환 등이 참여해 극의 재미를 더했다.

 

한마디로 성악가의 실력과 배우의 연기가 조화된 ‘소통화’된 오페라였다. 어린이부터 부모님세대까지 전 세대 모두 즐기기 쉽게 각색된 내용과 선율적인 대화가 재미있고 큰 이해를 필요치 않게 했다.

 

특히 배우들의 익살스런 연기와 유머감각이 돋보였다. 수많은 장면들 중 백작이 술 취한 군인으로 변장해 펼친 연기는 그야말로 ‘명연기’로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창력 또한 나무랄 데 없었다. 배우들 한명 한명의 뛰어난 가창으로 2중창, 3중창, 4중창 등 중창의 하모니도 걸출했다.

 

이번 공연에서 특별한 점은 바로 오케스트라가 아닌 피아노 반주로 음악이 완성된다는 점이다. 무대 한 켠에 비치된 피아노에서 피아니스트도 한명의 배우가 되어 음악을 연주하고, 연기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며 극의 흐름에 도움을 준다.

 

또한 무대는 화려한 장치보다 소박한 작품으로 채워져 친숙함을 더했다.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오페라’라는 찬사를 받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등장인물 모두에게 고난도의 성악적 테크닉과 빼어난 연기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만나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성악진과 배우들의 조합으로 테크닉과 연기력, 특히 관객과의 소통에 있어서 그 우월성을 자랑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오페라’에 대한 부담감 없이, 편안하게 관람하기 딱 좋은 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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