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임원 내부 유가증권 거래 2배 늘려



(아주경제 서진욱 기자) 국내 4대 대기업그룹 가운데 삼성그룹 임원만 작년 4분기 회사와 1200억원어치 이상 유가증권을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같은 때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현대자동차그룹ㆍLG그룹ㆍSK그룹에서는 같은 시기 계열사 간 거래를 제외하면 임원과 회사가 유가증권을 매매하지 않았다.

2일 공정거래법상 삼성그룹 대표회사인 삼성전자가 공정거래위원회ㆍ금융감독원에 전월 말 제출한 기업집단현황을 보면 삼성전자ㆍ삼성정밀화학ㆍ에스원ㆍ제일기획ㆍ삼성엔지니어링ㆍ삼성증권ㆍ삼성생명 7개사는 작년 10~12월 이 그룹 임원에게 1256억5000만원어치 유가증권을 매도했다.

이는 전년 같은 때 585억원보다 114.70% 늘어난 액수다.

현대차그룹ㆍLG그룹ㆍSK그룹에서는 작년 4분기 계열사끼리만 각각 1조4145억원ㆍ356억원ㆍ7424억원어치 유가증권을 거래했을 뿐 임원과 회사간 매매는 없었다.

이에 비해 삼성그룹을 보면 임원과 회사뿐 아니라 계열사 간 유가증권 매매도 13조259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그룹에서 임원에게 매도한 유가증권 액수는 금융계열사가 1126억5000만원으로 전체 1257억5000만원에서 89.65%를 차지했다.

금융계열사 몫에서는 삼성증권이 1126억4000만원으로 99% 이상에 달했다. 나머지는 삼성생명에서 팔았다.

비금융계열사에서는 삼성전자가 119억6000만원어치를 매도해 가장 많았다.

이어 에스원(5억6000만원)ㆍ삼성정밀화학(2억4000만원)ㆍ제일기획(2억3000만원) 순이다.

삼성그룹에서는 작년 1~3분기에도 임원에게 각각 893억원ㆍ974억원ㆍ409억2000만원어치 유가증권을 매도했다. 4분기를 합치면 3532억8800만원이다.

삼성그룹 임원은 역으로 유가증권을 회사에 매도하기도 했다. 삼성증권ㆍ삼성전자서비스에 각각 11억5000만원ㆍ3500만원씩 모두 11억8500만원어치를 팔았다.

이런 사례 또한 다른 4대 대기업그룹에서는 없었다.

증권가는 삼성그룹에서 임원에게 매도한 유가증권 90% 정도를 금융계열사인 삼성증권 금융상품으로 추정했다.

나머지 10%에 해당하는 비금융계열사에서 매도한 유가증권 종류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른 4대 대기업그룹 가운데 현대차그룹ㆍSK그룹도 계열 증권사가 있지만 임원에게 유가증권을 매도한 내역은 없다"며 "비금융계열사에서 임원에게 유가증권을 100억원어치 이상 매도한 것도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임원 개인 계좌를 볼 수 없는 만큼 상품 유형을 확인하기는 어렵다"며 "금융상품 실적을 늘리기 위해 삼성그룹 임원을 상대로 마케팅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그룹에 비해 계열사와 임원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점도 작용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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