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은 삼부토건이 합리적인 수준의 담보만 제시한다면 대출 연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잇따르고 있는 대기업의 부실 계열사 ‘꼬리 자르기’에 엄정하게 대처하는 한편, 건설사의 추가 도산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주단은 삼부토건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과 담보 제공 등에 대한 논의를 다시 시작했다.
대주단은 삼부토건이 소유하고 있는 강남 라마다르네상스호텔을 담보로 제공할 것으로 요구했으며, 삼부토건 측도 긍정적인 답변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단 관계자는 “삼부토건과 대출 만기 연장 등에 대해 논의를 재개했다”며 “오는 18일 법정관리 여부가 최종 확정되는 만큼 그 전까지는 얼마든지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부토건도 법정관리 신청에 따른 사회적 비판과 금융권의 부정적 반응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법정관리를 철회하고 경영 정상화를 모색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도 거들고 나섰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한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삼부토건이 채권단과 협의하는 도중에 법정관리로 간 것 같다”며 “채권금융회사들과 좋은 답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대주단과 삼부토건 측에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지 않도록 압박을 가한 것이다.
삼부토건과 사업 파트너인 동양건설은 만기가 도래한 4270억원 규모의 PF 대출의 만기 연장을 요구했으나, 채권금융회사들이 담보와 함께 동양건설의 연대보증까지 요구하자 삼부토건은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금융권은 이번 삼부토건 사태의 진행 상황과 별도로 대기업의 ‘꼬리 자르기’에는 엄정하게 대처키로 했다.
이달부터 시작된 기업신용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부실 조짐이 보이는 기업에 대해서는 강력한 후속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나 중견 건설사들이 채권금융회사를 우습게 보고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우려된다”며 “모든 기업 여신은 원칙에 따라 처리하고 부실 가능성이 있는 기업 및 사업장도 수시로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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