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고공행진 채소가격 폭락..농민 자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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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4-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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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고공행진 채소가격 폭락..농민 자살도

고공행진을 하던 중국의 농산물 가격이 폭락, 수확을 포기한 채 밭을 갈아엎거나 비관 자살하는 등 농민들이 깊은 시름에 잠겼다.

23일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17일 18개 품목의 채소 도매가격이 전 주보다 9.8% 하락했다. 3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채소 가격은 20여일 만에 16.2% 폭락했다.

베이징 근교 채소단지에서 출하되는 청경채 가격은 500g당 0.05 위안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8 위안에 거래됐던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헐값이다.

70여채의 비닐하우스에서 채소농사를 하는 양핑(梁平)씨는 "인건비와 원자재 비용 등을 계산하면 500g당 최소 0.6 위안은 돼야 본전을 건질 수 있다"며 "지금 가격으로는 수확할수록 손해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300t의 청경채를 수확, 판매했으나 인건비 등을 지출하는 바람에 오히려 200 위안을 손해 본 뒤 남아 있던 청경채를 전부 갈아엎었다며 "수확하는 것보다 갈아엎는 것이 그나마 손실을 줄이는 길"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의 농장에서 재배되는 시금치 역시 가격 폭락 때문에 일부만 수확됐을 뿐 나머지는 밭에 방치돼 잡초들에 뒤덮였다.

양씨는 "이 일대 농가 상당수가 수확을 포기한 채 채소밭을 갈아엎었다"고 전했다.

중국 농산물 가격은 춘제(春節)을 지나면서 하락하기 시작해 최근 들어 낙폭이 커지고 있다.

산둥(山東)과 허난(河南), 저장(浙江) 등 중국의 대표적인 봄 채소 산지에서는 본격 출하되기 시작한 배추 가격이 최근 500g당 0.02 위안까지 폭락했고 양배추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4% 떨어졌다.

산둥성 지난(濟南)시 탕왕(唐王)진에서는 지난 16일 재배했던 양배추 가격이 500g당 0.08 위안까지 폭락하자 이를 비관한 농민 한(韓.39)모씨가 자살하기도 했다.

농민들은 "가격이 폭락했는데도 구매자가 나서지 않아 처분조차 못 하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농산물 산지 가격 폭락에도 불구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소매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산지에서 500g당 평균 0.35 위안에 불과한 채소 가격은 복잡한 유통 경로를 거치면서 소매시장에서 4배 이상 뛴 1.5 위안에 판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산물 가격 폭락 원인에 대해 지난해 가격 급등을 경험한 농민들이 채소 재배 면적을 대폭 늘린데다 올겨울 큰 추위가 없었던 북방지역의 채소가 조기 출하되면서 남방지역 채소 출하 시기와 맞물려 과잉 공급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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