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1080원을 전후로 널뛰기를 하고 있어 10대 수출기업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9일 외환시장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월 24일 1135원을 고점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2.40원으로 올해 고점 대비 50원 가까이 빠졌다.
환율 하락세 자체가 수출기업들에 타격이지만 더 큰 문제는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아울러 환율이 반짝 오르기도 하는 등 전망의 불투명성이 커져 기업들이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그래프 참조)
수출기업들은 이미 환율이 마지노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수출 마진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환율을 1080원으로 보고 있는데, 등락을 거듭하면서 이 같은 마지노선이 붕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기업 한 관계자는 “환율이 하락하면 가격경쟁력도 하락해 수출 물량이 줄어들고, 기존 수출계약 물량에 대한 환차손 등으로 채산성도 악화 될 수밖에 없다”면서 “이 같은 우려가 지난달부터 현실화 됐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매출 및 영업이익의 감소가 실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의미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환율이 10원 하락했을 때 수출기업의 수출액은 1.62%, 영업이익은 1.28%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수출기업들이 환율 하락 분을 수출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여지도 별로 없어 고민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10대 수출기업들의 경우 환율 하락 폭을 수출가격에 반영하는 비율이 평균 8%를 전후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00원 환율 손실에 8원 정도를 수출가격에 반영한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환율 하락이 지속되면 제살깎기에 나설 수밖에 없다.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강화하는 것이 1차적인 대안이다. 그 다음이 환 헤지 등 재무적 대응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정부가 안정적인 환율 운용에 나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재계 한 임원은 “환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함에 따라 많은 수출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정부는 환율의 급등락을 막아 환율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수출기업에 대한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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