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바이오 업계가 보안에 대비하기 위해 양자 보안 체계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발표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산업 6대 테크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양자 컴퓨터 발전은 기존의 암호 기술을 무력화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처럼 0 또는 1의 비트 단위가 아닌, 0과 1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큐비트(Qubit)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이로 인해 훨씬 복잡한 연산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 기존 암호 체계를 단시간에 해독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암호 관련 양자 컴퓨터(CRQC)'는 향후 10년 안에 상용화될 수 있으며, 기업 기밀이나 민감 정보를 해킹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신약 개발·의료 데이터 등 고도의 기술과 기밀 정보가 핵심 경쟁력인 만큼, 양자 보안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양자 내성 암호 기술'이 제시됐다. 이는 소인수분해나 이산대수와 같은 기존 방식보다 훨씬 복잡한 수학 원리를 활용해, 양자 컴퓨터로도 쉽게 해독할 수 없도록 설계된 보안 기술이다.
애플, 구글, IBM 등 기업은 이미 양자 보안에 투자하고 있다. 애플은 양자 보안 암호화로 아이메시지 애플리케이션을 강화했고 구글과 IBM도 제품 전반에 새로운 암호화 표준을 도입하고 있다.
보고서는 "CRQC는 초기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이지만 제약·바이오 업계는 이로 인한 위험을 조기에 인식하고 대비해야 한다"며 "양자 보안 체계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면 차별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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