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시적 디폴트' 우려 증폭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부자나라' 미국이 채무상환 불이행(디폴트) 사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가시화하고 있는 미국의 디폴트 사태가 세계 경제에 금융위기를 뛰어넘는 충격을 줄 것이라며 긴장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8일(현지시간) "미 의회가 오는 8월까지 정부의 공공부채 상한을 인상하지 않으면,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820억 달러 규모의 채무를 갚아야 하는 오는 8월15일이 등급 강등 여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치의 이번 경고는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이어 나온 것이다. 앞서 무디스는 지난 2일 피치와 같은 이유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고, S&P는 지난 4월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깎아 내렸다. 이로써 3대 국제 신평사가 모두 최고 등급(AAA)인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의문을 제기했다.

시장은 피치가 미국의 일시적인 디폴트 가능성을 언급한 데 주목하고 있다. 무디스와 S&P도 미국의 공공부채를 문제삼았지만, 디폴트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피치가 처음이다. 피치는 미국이 일시적인 디폴트에 빠지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했지만, 시장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부채상한 인상안을 두고 백악관과 맞서고 있는 공화당에서는 공공연히 일시적인 디폴트는 감수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를 압박해 재정적자 감축폭을 늘리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로이터와의 회견에서 "디폴트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미 정치권의 행태는 위험천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는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이라며 "기술적인 디폴트는 해외 금융시장의 우려를 사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 반기를 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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