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장관 잇단 강성 발언…속내는

(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실물경제부처 수장인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최근들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작심한 듯 강성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장관은 지난 22일 서울대 공대가 주최한 최고산업전략과정 초청 특강에서 "물가상승을 정부의 정책실패로 과도하게 비판하는 것은 지성적이지 못한 태도"라며 목소리 톤을 높였다. 지경부내에서는 언론의 비판을 의식해 수위조절이 필요하다는 점이 지적되곤 하지만 오히려 "강도높게"라는 문구를 스스로 첨가하면서까지 날을 세웠다.

최 장관은 최근 시간날때마다 정부의 물가대책을 비판하는 측에 맞서 적극적으로 옹호론을 펴왔다.

지난 10일 강원도 강릉 포스코 마그네슘 제련공장 기공식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지경부가 물가담당부처는 아니다"라면서도 물가문제에 대해 낮지만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하는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사실 물가문제에 관한 한 민간 전문가들 조차도 최 장관의 시각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석유와 곡물 등 에너지와 식량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대외변수에 따라 울고 웃을 수 밖에 없다는 점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경제부처 수장이 직설적으로 "정부의 책임이 아니다"라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는 것에 대해서는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전기료 인상 문제에 대해서도 "가계와 기업, 정부가 고루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해 공공요금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 장관의 이같은 거침없는 언사는 연초 취임 이후 정유업계를 향해 '영업이익이 과도하다'는 취지로 재계를 긴장시켰던 당시를 연상케 하고 있다. 최 장관의 언급은 급기야 정유4사의 기름값 인하로 이어졌고, 이같은 조치는 내달 환원돼 물가급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도 "세계화에 따른 전 세계적 추세이며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합리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일방적인 비판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렇다면 언론의 비판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속내를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지경부 안팎에서는 지난 4월까지 무역10강중 수출증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데 대한 자신감의 발로라는 데 무게감을 두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태에서도 실물경제 수장으로서 할말은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누더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MB노믹스 공과가 결국 물가와 일자리창출 여부로 판가름날 수 있는 상황에서 임기말까지 이를 곧추세우겠다는 의지와도 결부짓는 시선도 있다.

MB정부 순장조로 분류되고 있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당시 서민물가와 일자리창출에 올인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박 장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득세와 달리 법인세 감세는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면서 여야를 넘나드는 전선(戰線)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주 지경부 1급 인사를 최종 마무리지으면서 연초부터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다잡은 자신감의 발로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것은 공직자의 부패문제 등이 MB정부의 레임덕을 가속화시키고 있는 시점에서 부처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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