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매각 지분 56.97% 중 최저 입찰 지분인 30% 인수 대금 약 4조원을 어떻게 마련할 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모펀드의 자금능력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또한 어렵사리 유효입찰을 만들어낸 금융당국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판단을 유보한 상태다.
△사모펀드, 문제는 자금능력
이번 인수전에서는 MBK파트너스와 보고펀드, 티스톤파트너스 등 국내파 사모펀드 세 곳이 참여했다.
MBK파트너스는 국내 최대의 사모펀드다.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넷째 사위인 김병주 회장이 2005년 설립했다. 대표를 맡은 윤종하씨는 칼라일 한국지사 공동대표 출신이며 김앤장에서 M&A 전문 변호사였던 김광일씨가 부사장이다. 특히 MBK파트너스는 HK저축은행, 한미캐피탈 등을 합병ㆍ매각해 거액을 벌었으며 우리금융 인수전에도 뛰어든 전력이 있다.
보고펀드는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이 대표로 있으며 사모펀드 업계의 전문가인 이재우와 신재하씨도 대표다. 동양생명과 비씨카드 지분을 인수해 주목받은 적이 있다.
티스톤파트너스는 앞서 두 펀드에 비해서 지명도는 낮지만 원준희 대표가 리먼 브러더스, CSFB, 살로먼스미스바니 등 외국계 투자은행(IB)에서 일한 경험과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상대적인 이점으로 꼽히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펀드의 자금조달 능력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부 매각 지분 56.97% 중 최저 입찰 지분인 30%를 인수하려면 약 4조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들 사모펀드들은 마땅한 자금처를 제시하고 못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경우 새마을금고연합회를 전략적투자자(SI)로 끌어들인 것만 드러났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30일 언론을 통해 “새마을금고연합회는 자산이 100조원이고 지점도 3200개에 달한다. 상호 보완적인 컨소시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티스톤파트너스는 민 전 회장의 국제 금융업계 경력을 기반으로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어 보인다.
민 전 회장은 이날 오후 명동 뱅커스 클럽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국내에서 자금의 60~70%를, 해외에서 30% 정도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 전 회장은 “우리금융을 인수해 단기차액을 노리기 보다, 적극적인 해외진출을 통한 장기적 경영에 뜻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펀드의 경우 앞서 금융사에 대한 M&A를 꾸준히 추진해 왔던 만큼 이번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두 사모펀드에 비해 자금조달 계획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공자위 “예비입찰까지 가능성 타진할 것”
일단 금융당국은 복수의 잠재적 투자자가 입찰 의사를 밝힌 만큼 경쟁입찰 요건이 성립돼 입찰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빠른 민영화, 공적자본 회수 극대화, 금융산업 발전 가능성을 보고 이들 입찰자들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예비입찰 때까지 이들의 산업자본 여부와 투자자금 조달 가능성, 지주회사법 한도초과 여부와 은행법 등을 두루 살펴볼 계획이다. 대신 아직 구체적인 투자자가 나오지 않은 만큼 예비입찰 전까지는 큰 부분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는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모펀드 ‘우리금융 인수’ 회의적
전문가들은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독당국이 사모펀드 뒤에 있는 투자자들의 면모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전 교수는 특히 “사모펀드는 특성상 인수후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의 이익치를 상승시키고 이를 되팔아 이익을 본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미 예보를 통해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완결된 우리금융의 경우 과연 이 같은 차액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때문에 이들 사모펀드가 금융지주를 인수할 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또 다른 시각에서 사모펀드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금융 인수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사모펀드가 소위 ‘변양호 신드롬’에 휩싸인 금융당국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사모펀드의 우리금융 인수를 승인한 후 생길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고려한다면 이미 현 정권 말기에 추동력이 떨어진 금융당국으로서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다음 정권에 넘겨주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전문가는 론스타로 대표되는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반 사모펀드 정서 극복와 막대한 자금조달 능력이 이번 인수전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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