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중동지역 소요사태와 일본 대지진, 그리스 재정위기 등으로 들끓었던 국제 상품시장이 최근 조정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는 90달러선으로 내려앉았고, 폭우와 가뭄 등 기상 이변으로 크게 올랐던 식품가격도 급락했다.
지난 30일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7월 인도분 옥수수는 부셸(약 27㎏)당 6.15달러로 전날보다 11.9% 떨어졌다. 1996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예년보다 많은 봄비로 홍수피해가 잇따르고 있는데도, 농가에서 경작 면적을 크게 늘린 결과다.
밀 선물 가격도 같은날 9.5% 밀렸다. 금과 원유 등 19개 주요 상품 가격을 반영하는 로이터·제프리CRB지수 역시 0.2% 빠지며 2008년 이후 최악의 분기실적을 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옥수수 가격 하락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만큼 미 경제에 매우 좋은 징조라고 분석했다. 옥수수 가격이 내리면 축산농가의 사료비 부담도 줄어 육류 가격도 떨어진다.
배럴당 100달러를 크게 웃돌며 2008년 고유가 파동의 재현 우려가 컸던 국제 유가도 최근 안정을 되찾고 있다. 지난 30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95.12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WTI 선물은 연 고점 대비 17% 추락했다. 최근 한 달 동안만 6.1% 내렸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한 것이 국제 유가를 안정세로 되돌리는 데 주효했다. 제조업을 비롯한 미국과 중국의 경제 지표가 최근 악화된 것도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런 추세가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CNN머니가 지난 1일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국제 유가는 올해 말 배럴당 평균 98달러로 6% 더 오를 것으로 점쳐졌다.
케빈 노리시 바클레이스 상품 리서치 부문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소프트랜딩(연착륙)에 성공하면 막대한 수요는 결코 줄 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중국 등지의 수요 급증세로 옥수수 가격이 36%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는 올 시즌 전 세계 옥수수 재고가 1974년 이후 최저인 47일분으로 급감할 것으로 점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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