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상장지수펀드(ETF)가 100종목 돌파를 눈앞에 둔 데 비해 거래 활성화 등 내실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자산운용사별로 유사 상품이 많고 거래량도 일부 종목에만 쏠려 있다는 것이다.
7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스펙트럼에 따르면 ETF는 2002년 첫 상장 이후 전월 말까지 95개로 늘어났다. 스탠다드앤드푸어(S&P) 관련 5개 종목이 오는 18일 추가로 상장되면 100개로 증가한다.
ETF 자산은 1일 기준으로 시장 개설 이후 30배 가까이 늘어난 8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거래는 일부 종목에만 쏠려 있어 반쪽 성장으로 평가됐다.
95개 ETF 가운데 1년 평균 거래량이 1만주 미만인 상품은 55.79%에 해당하는 53개로 집계됐다. 1000주를 밑도는 상품도 9개가 이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미래에셋맵스TIGER국채 3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채권)'은 2009년 8월 설정이후 1년 평균 거래량 60주를 기록했다.
같은 운용사 '미래에셋맵스TIGER라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도 150주로 1000주 미만이다.
유가증권시장 시총 1위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38만주가 거래됐다. 2위 현대차는 100만주 이상 거래량을 보였다. 코스닥에서 시총 1위 셀트리온은 109만9819주를 기록했다.
ETF 가운데 삼성전자보다 거래량이 많은 종목은 4개로 집계됐다. 셀트리온이나 현대차보다 많은 종목은 3개였다.
거래량 1~2위는 베팅형 상품인 삼성자산운용 '삼성KODEX레버리지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과 '삼성KODEX인버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으로 각각 428만1332주와 329만5373주를 기록했다.
두 상품은 베팅형 상품인 만큼 장기투자보다는 단기투자에 더 적합한 것으로 평가됐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량을 보면 투자자 저변이 확대돼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며 "ETF 거래량 1~2위가 베팅형 상품이라는 점에서 반쪽 성장에 그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ETF도 펀드라는 점에서 장기투자 문화를 형성해야 바람직한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품 종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95개 ETF 가운데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품은 5개다. 운용사가 각각 다르지만 구조는 유사하다. 레버리지 ETF도 3개 종목이 코스피200을 추종한다. 국고채 ETF는 4개 종목 모두 KTB인덱스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유사한 업종에 투자하는 ETF도 운용사마다 1개 종목씩 보유하고 있다. ETF 시장에 진출한 운용사도 14개뿐이다.
국내 시장에만 편중된 점도 한계로 꼽혔다.
전체 ETF 가운데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은 8% 미만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마다 유사한 국내 주식을 놓고 다투기보다는 해외 증시나 원자재 같은 다양한 상품으로 전체 시장 덩치를 키워야 내실 있는 성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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