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하얼빈시장 장샤오렌(張效廉)은 지난해 초 베이징에서 개최된 양회(국회)에서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하얼빈(중국)의 염원을 이렇게 털어놓은 바 있다.
그로부터 1년여의 시간이 흐른뒤 한국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하자 중국은 담담하게 이웃의 경사를 축하하는 분위기다. 언론과 네티즌도 환영의 뜻을 내보이고 있다. 누구보다 간절히 꿈꿨던 동계 올림픽의 한국행이 결정된데 대해 중국사회는 부러움속에 축하를 보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CCTV 24시간 뉴스방송은 ‘꽃이 평창에 내렸다(花落平昌)’는 제목 아래 개최지 발표전후의 분위기와 발표후 기자회견, 그리고 한국 국민들의 자축하는 표정, 평창의 입지와 신천지(새로운 지평)의 꿈 등 무려 5꼭지의 기사를 통해 평창 승리의 이모저모를 상세히 보도했다.
중국 대다수 네티즌들도 한국 평창의 동계 올림픽 개최지 확정에 대해 시기와 질투보다는 아시아국가의 일원으로서 자랑스런 일이라며 찬사를 보내는 등 우호적이고 성숙한 입장을 보여줬다.
일부 중국 매체는 한국 ‘평창의 승리’로 인해 중국의 동계올림픽 꿈이 멀어졌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광저우일보(廣州日報)는 개최지 확정 직전인 6일 한국이 이번에 해낸다면 중국이 하계에 이어 동계 올림픽 까지 동시 실현할 수 있는 소망은 20년 후로 밀려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중국에는 이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다. 아시아 지역이 축복과 번영의 땅이 되고 있다는 해석과 함께 중국이 동계올림픽 개최국이 될 날도 그리 요원하지 않다는 기대섞인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국인들은 더반(德班)으로 향한 한국인들의 뜨거운 염원과 대회 유치를 위해 현장에서 희생적 노력을 아끼지 않은 대회유치 특별 팀의 노력에 감명을 받았다고 중국매체는 보도했다.
더반에서 한국인들이 누렸던 영광의 순간이 중국에도 반드시 찾아올 것이라고 중국인들은 믿는다.특히 '중국의 평창'이라고 할 수 있는 하얼빈과 하얼빈 주민들은 누구보다 대회유치에 대한 확신과 열망이 강하다.
중국의 동계올림픽 도전은 3번에 걸쳐 수포로 돌아갔다. 처음엔 선발 자격전에서 낙방했고, 두번째엔 분루속에 자격전 참가를 포기해야했다. 마지막엔 2010년 국가 체육총국으로부터 허가를 얻지 못했었다.
한국 평창의 개최지 확정은 이런 하얼빈(중국)의 깊은 ‘좌절’에 한가닥 희망의 빛을 던져줬다고 볼수 있다. 서울 올림픽 개최가 베이징 올림픽으로 이어졌던 것처럼 중국(하얼빈)도 분명 동계올림픽의 희망이 있다.
중국의 동북지방 하얼빈은 겨울에 눈이 많고 얼음으로 뒤덮혀 빙청(氷城)이라고 부른다. 겨울에는 춥지만 자연이 아름답고, 사람은 다정하고 서정이 풍부한 국제 문화 예술의 도시로 '동방의 파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적 지명도를 가진 도시 하얼빈은 동계올림픽 개최의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얼빈 빙상관 시설은 세계 일류급에 속하고 아시아 동계게임, 세계대학생동계운동회 등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이웃 한국의 경사에 대해 중국이 성숙한 태도로 축하의 뜻을 보여준 것도 하계 올림픽에 이어 동계올림픽을 치를수 있는 중요한 요건이라고 할수 있다. 중국인들은 문제는 시간이라며 베이징 올림픽을 치른지 시간이 얼마 안됐다는 것이 최대 핸디캡이라고 말한다.
평창의 승리는 한국의 승리일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승리라고 할수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힘을 합쳐 아시아 시대를 개막하는데 또 하나의 유리한 조건을 갖추게 됐다. 그래서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성공은 축하할 일이다. 완급의 차는 있겠지만 다음은 하얼빈(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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