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영국 해군의 자존심으로 통하던 항공모함 아크 로열호 구매를 추진하고 있어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경화시보(京華時報)에 따르면 중국의 부호 황광위(黃光裕)가 대주주로 있는 홍콩의 '이글 밴티지 자산 관리공사'는 영국의 퇴역 항공모함 아크 로열의 경매에 참여하기로 했다.
중국의 거대 유통업체 궈메이(國美)의 최대 주주로 작년 중국의 20대 부호 명단에 든 황씨는 현재 내부자 거래와 뇌물수수 등 혐의로 수감 중이다.
1985년 진수된 아크 로열은 세계 최초의 현대식 항공모함으로 꼽히며 1990년대 발칸 분쟁과 2003년 이라크 전쟁 등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배수량 1만9천톤에 길이가 210m에 달하는 아크 로열은 영국 해군사령관이 탑승하는 기함(旗艦)으로 원래는 2015년까지 운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극심한 재정 적자에 따른 국방비 감축의 일환으로 아크 로열을 조기 퇴역시키고 각종 무기류와 장비를 제거한 후 중고 군용품 경매 사이트에 매물로 내놓았다.
이글사는 아크 로열호를 낙찰받게 될 경우 세계 최대의 전시관으로 개조해 고급 명품과 전자제품을 진열하는 한편 레저휴양지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중국이 아크 로열을 사들인 뒤 군사 목적으로 '전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지난 1998년에도 홍콩의 한 여행사가 해상 카지노 및 호텔로 쓰겠다면서 우크라이나로부터 옛 소련의 미완성 항공모함 바랴그호를 사들였지만 이는 결국 군 당국의 손에 넘어가 중국의 첫 항공모함으로 개조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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