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이상저온 현상으로 과일 작황이 예년만 못한 상황인데다, 올해 장마는 유난히 비가 잦고 그 양도 많아 과일의 당도가 떨어져 상품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의 경우 하루 사이 가격이 3000원이나 급등하는 등 그렇찮아도 물가 상승에 힘겨워 하는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가격 변동이 큰 대형마트나 소매점 대신 가격변동폭이 적은 온라인몰을 통해 과일 구매에 나선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일반 소매점과 비교해 오픈마켓은 가격 변동폭이 적은 것이 감안되서다.
최근에는 가격이 많이 오른 수박, 포도와 같은 제철과일 대신 냉동과일이나 건과일 등이 대체상품으로 급부상중이다. 냉동과일은 생과일과 달리 기온이나 수확량에 상관 없이 이미 저장된 물량을 판매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부 요인에 따른 가격 변동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 주 옥션에서는 냉동과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6%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아이들 간식용으로 인기가 좋은 냉동 블루베리와 아이스 홍시 등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는 유통되지 않는 이른바 ‘못난이 과일’ 판매도 늘고 있다. 못난이 과일은 유통과정에서 관리 부주의로 흠이 생기거나 모양, 크기가 일정하지 않은 제품으로 저렴한 가격 탓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번가에서도 여름 대표 과일의 매출 하락이 두드러졌다.
장마와 냉해로 수박과 복숭아, 자두 등의 재고가 부족해 가격이 크게 상승했고, 언론을 통해 과일에 대한 부정적 이슈가 계속 터져 나오면서 6월과 7월의 여름 대표 과일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18% 이상 하락했다.
반면 냉동 블루베리•아이스 딸기•아이스 홍시 등 냉동 과일 등은 전년 동기 대비 100%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닷컴에서는 최근 열흘 간(1~10일) 과일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다.
수박과 같은 여름 과일은 7월 초복 전후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장마로 당도가 떨어진데다 수요 감소와 품질에 대한 불신이 매출 저조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체리·키위 등 수입과일 판매도 호조를 띄고 있다.
국산 여름 과일의 출하가 늦어지면서 가격이 오르자 수입 과일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수입해오는 체리의 경우 지난 한달 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가량 늘었다/
과일 소비 수요가 많은 TV홈쇼핑에서도 블루베리와 체리 등 냉동과일을 위주로 방송을 편성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7월 1일~13일까지 현대홈쇼핑의 수입과일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 가량 늘었다.
옥션 식품 담당 고현실 팀장은 “여름철 과일 가격의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가격변동이 적고, 품질 유지도 잘된 냉동과일이나 건과일이 대체과일로 떠올랐다”며 “소비자들이 굳이 제철 상품이 아니라도 가격과 맛이 뛰어난 제품을 찾으면서 생긴 현상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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