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호남 오페라단(단장/조장남)이 공연(7월12일-15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한 「논개」(지성호 작곡)는 왜장 게야무라 로구스케를 껴안고 강물에 몸을 던져 순국(殉國)한 논개의 짧은 생애를 가극화한 것이다.
작품으로서 오페라「논개」는 그동안 호남오페라단이 창작오페라에서 일관되게 추구해온 양식의 참모습과 한국적 오페라 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준 우수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구체적으로 지성호 작곡가의 오케스트레이션은 우리나라 오페라 작곡가들의 취약성을 극복한 뛰어난 것이었고 피리나 아쟁과 같은 국악기와의 배합도 전혀 이질적이지 않고 잘 비벼져 그만의 독특한 색채감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였다.
또한 오페라 전반에 관통하는 모국어에 기반을 둔 한국적 정서는 일본을 소재로 한「나비부인」(푸치니曲)과 중국을 소재로 한「투란도트」(푸치니曲)등과 견줄 만 해보였고 한국형 오페라의 유형도 잘 보여 주었다는 면에서 공연의 의미가 매우 커 보였다.
전반적인 캐스팅도 적절해 보였고 참여가수들의 가창력 또한 최고의 면모를 보여준 자리였다. 논개역의 소프라노 김희선은 논개와 캐릭터가 일치해 보였고 연기도 돋보일 정도로 우수했으며 연주와 해석접근도 설득력 있게 잘했다.
김씨부인역의 이아경은 공연장을 꽉 채운 풍부한 울림으로 청중을 압도하였으며 자칫 진부할 수밖에 없는 임종의 장면을 노련한 연기로 몰입을 주었다. 병마 절도사역의 테너 이정원과 김남두, 이성식등도 공연의 훌륭한 별들이 되어 주었다.
특별히 소리꾼 방수미의 몸을 던진 절창은 “상여소리”와 “하늘이시여”를 통해 전율스런 감동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판소리 발성의 특성상 기계적 증폭장치를 쓸 수밖에 없는 현실적 상황을 이해하더라도 뒤따른 소프라노와의 음량적 밸런스 문제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연출에서 주제적 포커스인 논개를 표면화되게 부각시켰으면 하는 점이다. 그리고 내용상황에 따른 현장성 표출을 위해서 다양한 무대전환이 필요한 점이다. 이 반면에 의상은 시대상황과 인물들을 이해와 확인시켜주는데 좋은 정보가 되게 했다.「논개」공연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온 것은 출연 성악가들의 우수한 공연도 있었지만 지휘자 이일구의 인식된 바턴테크닉 구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반주로 협연한 서울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는 관 파트에서 그렇게 좋은 협조자는 되어 주지 못했다. 그동안 꾸준히 한국형 오페라 작품을 위촉해서 만들고 공연해 온 (사)호남 오페라단의 이번 서울 공연은, 지역적 한계성을 뛰어 넘어 한국 오페라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은 큰 의미가 있고 살만했다.
또한 논개의 공연을 통해서 주 논개의 인간적인 사랑과 애국충절을 형상화하여 애국심까지 심어준 것은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한국 오페라 공연의 큰 획을 그은 역사적인 의미도 함께 가진 좋은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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