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형의 바이주세계(6)> 백맥(고량주맥주) 폭탄은 상극

  • 바이주는 본연의 맛으로 즐겨야



(아주경제 한진형 기자) 언젠가 기자는 중국의 명주가운데 하나인 루저우라오자오를 들고 대학 은사님을 찾아뵌 적이 있다. 은사님은 반갑게 우리를 맞으시며 명주 루저우라오자오에 ‘홍초’를 섞어버리셨다. 당시 굳어지던 바이주 애호가 동기생들의 얼굴이 지금도 가끔 떠오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섞어먹는걸 좋아한다. 갖은 야채를 듬뿍 넣어 섞어먹는 비빔밥은 이미 세계적인 식품이 되었고, 술도 늘 ‘폭탄주를 제조하여’ 마신다. 그렇다면 바이주를 활용한 폭탄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기본적으로 소주와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단지 도수만 ‘약간’ 높을 뿐. ‘잠수함주’는 맥주와 바이주를 섞은 것으로 우리의 ‘소맥’격이라 생각하면 되고 ‘삼합주’는 맥주, 와인, 바이주 이 세가지를 혼합한 술로 중국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그렇다면 도수가 높은 바이주를 소주처럼 다른 술과 섞어 마셔도 과연 괜찮을까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들것이다.

이론적으로 볼때 이렇게 섞어 마시는 것은 하나도 이로울게 없다. 바이주와 맥주는 성질이 엄연히 다른 술이다. 바이주는 증류주이며 맥주는 발효주다. 바이주는 곡물이 발효하면서 생긴 약간의 부산물과 에탄올로 구성되어 있고 맥주는 이산화탄소, 무기염류, 항산화물질, 비타민 등 각종 물질들이 많아 이러한 물질 중 일부분은 알코올의 흡수를 촉진한다. 따라서 바이주와 맥주를 혼합해서 마시면 빨리 취하게 되고 나중에는 어지럼증과 구토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맥주는 비록 도수가 낮은 술이지만 함유된 이산화탄소와 수분이 바이주와 섞이면서 알코올이 체내 삼투작용을 촉진하여 간, 창자, 위, 신장 등의 기관에 자극을 주게 되고 소화효소의 생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뿐 아니라 위액분비를 감소시키고 심장혈관에 이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포도주도 그 기원이 맥주와 다르지 않아 바이주와 섞여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 더욱 유념해야 할 것은 포도주와 맥주 둘 사이에도 혼합해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의 이론을 고려했을 때 바이주든 소주든 다른 술과 혼합해서 마신다고 치명적인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술이든 다른 술과 섞어 마시는 것은 그리 권장할 게 못된다.

특히 바이주 애호가들에게는 폭탄주로 마시거나 기자의 은사님처럼 홍초 등을 섞어 마시기 보다는 곡물로 빚은 바이주 본연의 향과 맛을 충분히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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