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D-13] 박원순 "몸 낮추겠다"… 유세활동도 차분히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지난 10년 동안의 서울시정을 깨끗이 설거지 하고, 미래를 새롭게 요리하겠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야권통합 박원순 후보가 새 서울을 만들겠다며 서울시 새 요리사로서의 역할을 자임했다.

13일 오전 0시를 기해 공식 선거활동에 돌입한 박 후보는 오전 9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선거출정식을 갖고 사회적 기업이 만들었다는 앞치마를 몸에 두르고 이 같이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그의 가열찬 목소리와는 달리 출정식과 선거유세는 대체로 침착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복지서울 조성 △야권단일화 △현정권심판 △기성정치 탈피 등에 대한 무거운 책무를 졌기 때문에 최대한 낮은 자세로 서울시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출정식에 앞서 회현역 앞에서 가진 유세전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기 보단 출근길 시민들과 일일이 악수와 대화를 나누며 얼굴을 알렸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듯 이날 모인 100여명의 지지자들도 비교적 차분하게 박 후보의 선전을 기원했다.

또 시민들에게 다가가 정책을 설명하겠다는 박 후보의 뜻에 따라 유세차량도 크기가 작은 타우너와 라보를 사용했다. 박 후보는 앞으로 개조한 차량을 이용해 "기호 10번"을 외치기 보단 '길거리 토크쇼'를 진행, 정책·비전 토론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박 후보의 첫날 유세전에서 '여농야도(농촌은 여당을, 도시지역은 야당을 지지하는 현상)'를 노리고, 출퇴근 시간을 공략했다.

출근시간에는 은행 등 금융기관과 백화점 등과 이어지는 회현역을, 퇴근시간엔 각종 정부·공공기관이 모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이 시장이다' 선거유세를 하며 직장인 표심을 구하는 데 집중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출정식과 유세전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정동영·정세균·이인영 최고위원·이미경·박영선 박선숙 의원·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유시민 국민참여 대표·노회찬·심상정 전 의원·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진보정당 전현 수뇌부가 총출동해 드림팀을 방불케했다.

박 후보가 야권을 대표해 나왔지만 조직기반이 없어 기존 정당들의 지원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고 판단,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박 후보는 범야권 수뇌부의 응원에 고무된 표정을 지으며 "한나라당은 국가권력과 국회의원들을 동원해서 항공모함으로 쪽배를 공격했다. 하지만 이겨냈다. 제 뒤에는 시민이 있다"며 "(야권의) 모든 정치 지도자들이 다 모였다. 무지개는 색깔이 다르지만 하나로 모으면 아름다운 색깔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