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vs 오세훈..시정철학으로 보는 서울시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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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11-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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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세훈 전 시장과 너무도 다른 파격적 행보와 스타일로 연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취임 첫날인 지난달 27일부터 지금까지 한달도 안되는 기간동안 그의 행보는 기존 정치인 출신의 시장들과 사뭇 달랐다. 지하철로 첫 출근, 환경미화원들과의 새벽 청소, 재래시장 및 쪽방촌 주민들과의 대화 등 현장중심, 소통중심의 시정을 몸소 보여줬다.

또 취임과 동시에 초등학생 전학년 무상급식 첫 결재,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실현,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자신의 공약사항을 실천해 지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오 전 시장이 3000여명의 사회 각계각층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세종문화회관에서 화려한 취임식을 열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박 시장은 서울시민 뿐 아니라 인터넷 사용자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온라인 취임식’을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사실상 예산이 거의 ‘제로(0)’ 수준이라는 점에서 약 3500만원의 예산이 들었던 전 시장 취임식과 비교된다.

이같은 차이는 수장들의 서로 다른 시정철학, 정치스타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 시장의 행보가 바로 전 서울시장이었던 오 전 시장과 견주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례로 두 사람은 좌우명이 사뭇 다르다. 박 시장의 좌우명은 ‘세상은 꿈꾸는 사람의 것’. 이는 현재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온 박 시장의 프로필과도 잘 어울린다. 오 시장의 좌우명은 ‘다스리지 않는 것처럼 다스려라. 그것이 가장 좋은 통치다’라는 의미의 ‘불치이치 무위지치((不治而治 無爲之治)’다. 가장 바람직한 정치가로서의 면모지만, 박 시장과는 대조적인 행보를 보여왔음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두 수장의 차이는 취미활동에서도 알 수 있다. 오 전 시장의 취미인 ‘산악자전거 타기’가 가장 동적인 운동이라면, 박 시장은 딱히 취미활동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은 없다. 하지만 집무실 한쪽 벽을 시민들의 희망사항을 적은 포스트잇으로 꾸몄을 정도로 그는 메모광이다. 취미조차도 일, 시정과 연결된 정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권오중 비서실장은 “워낙 일에 파묻혀 지내는 분이라 딱히 취미활동을 하는 것은 없지만, 시간이 날 때면 중요한 것을 메모하고, 기록·정리하는 것을 좋아하시니, 그것이 취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또 다른 차이점은 조직원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스케일이 컸던 오 시장은 공무원 조직의 개혁, 혁신을 원했다. 그는 일하는 서울시 공무원들을 만든다는 취지로 퇴출후보 공무원 3%를 선정해 교육시킨 뒤 적응하지 못할 경우 내보내는 ‘현장시정추진단’ 제도를 만들었다.

반면 박 시장은 공무원들과의 소통도 시민과의 소통 못지 않게 중요시여기고 있다. 특히 오 전 시장 사람들을 끌어안아 화제가 되고 있다. 시장사람들로 구성되는 정무라인의 대표적 자리였던 대변인직에 오 전 시장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류경기 전 한강사업본부장을 임명해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서울시청 한 공무원은 “공무원들을 자신의 부하 다루듯 하던 전 시장들과는 달리 박 시장은 같은 직원, 동료라고 생각하고 대하는 느낌이 든다”며 “그동안 잊고 있던 상식이 무엇인지 다시 일깨워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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