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도널드, “장타력은 쇼, 쇼트게임은 돈” 증명

  • 최초로 미국·유럽투어 상금왕 동시 석권…쇼트게임·퍼트 솜씨 발군

루크 도널드.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키 175㎝, 몸무게 73㎏로 서양인치고는 체격이 작은 편이다. 올해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는 284야드(약 260m)로 ‘장타력’과는 거리가 멀다. 얼핏 다가오는 루크 도널드(34·잉글랜드)의 인상이다.

그런데도 도널드는 올해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웠다. 미국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에서 동시에 상금왕을 차지했다. 골프 역사상 아무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도널드는 올해 미PGA투어 19개 대회에 출전해 668만3214달러(약 76억6200만원)를 벌어 이미 상금왕에 올랐다. 도널드는 11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끝난 유러피언투어 시즌 마지막대회 두바이월드챔피언십에서 4라운드합계 16언더파 272타로 3위를 차지했다. 도널드는 추격자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를 제치고 유럽투어 상금왕도 확정했다. 도널드가 올시즌 유러피언투어 13개 대회에서 받은 상금은 532만3400유로(약 81억3400만원)다. 2위 매킬로이를 약 132만유로 차이로 따돌린 압승이다.

이 대회에서 매킬로이가 우승하고 도널드가 10위 이하로 처지면 도널드가 상금왕을 차지하지 못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매킬로이가 2, 3,4라운드에서 71타로 주춤하는 사이 도널드가 상위권으로 솟아오르면서 상금왕은 도널드 몫이 됐다. 매킬로이는 3라운드 후 “끝났다”며 도널드의 상금왕 등극을 인정했다. 매킬로이는 합계 9언더파 279타로 공동 11위를 기록했다. 스페인의 장타자 알바로 키로스는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우승, 시즌 대미를 장식했다.

2001년 프로가 된 도널드는 지난 5월29일 유러피언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가 됐다. 그 이후 6개월여째 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같은 카리스마도, 파드리그 해링턴같은 장타력도 없는 선수가 오랫동안 세계랭킹 1위를 유지히고, 세계 최고수들이 모이는 미국과 유럽투어의 상금왕을 석권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법하다.

도널드의 ‘트레이드 마크’는 쇼트게임이다. 그린 주변에 오면 그를 당해낼 선수가 없다. 볼이 그린사이드 벙커에 빠질 경우 그 곳으로부터 2타안에 홀아웃할 확률인 ‘샌드 세이브’는 유럽투어에서 72.7%로 3위, 미국투어에서는 59.09%로 5위다. 볼을 정규타수에 그린에 올리지 못했을 때 파(버디)를 잡는 확률인 ‘스크램블’은 유럽투어에서 59.4%로 24위, 미국투어에서는 63.71%로 8위다. 올해 유럽투어에서 라운드당 1퍼트로 홀아웃한 홀은 평균 6.8개다. 그린을 적중한 홀에서 평균 퍼트수는 홀당 1.709개로 이 부문 2위다. 드라이버샷을 멀리 보내지 않지만 그 정확도는 유럽투어에서 1위(77.7%)를 기록했다.

요컨대 볼을 멀리 보내지 못하지만 정확도, 특히 그린주변에서 하는 쇼트샷의 정교함은 그를 따라올 자가 없다는 뜻이다. ‘골프는 거리보다 정확성’이라는 사실을 성적으로 말해주는 선수다.

‘차세대 골프황제’로 일컬어지는 매킬로이가 세계랭킹에서 그를 바짝 쫓고 있다. 우즈는 내년에 부활을 노리고 있다. 도널드가 내년에도 ‘드라이브는 쇼, 퍼트는 돈’이라는 골프계의 금언을 증명할 지 기대된다.


<도널드의 시즌 주요 통계>
※유러피언투어 기준
-------------------------------------
부문- 내용(순위)
-------------------------------------
드라이버샷 거리- 284야드(138위)
드라이버샷 정확도- 77.7%(1위)
그린 적중률- 76.3%(4위)
샌드 세이브- 72.7%(3위)
스크램블- 59.4%(24위)
라운드당 1퍼트 홀수- 6.8개(4위)
라운드당 퍼트수- 28.9개(12위)
-------------------------------------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