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형의 바이주세계(14)> 동주, 국가기밀의 독특한 약초향

(아주경제 한진형 기자) 마오타이의 고향 구이저우(貴州)성 준이(遵義)시에는 마오타이외에도 동주(董酒)라는 특별한 명주가 하나 더 있다.

동주는 중국 주류품평회에서 2,3,4,5회 네 차례에 걸쳐 명주로 선발될 만큼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것은 물론 동주만의 독특한 약초향으로 다른 바이주와 차별화된다.

술의 맛과 향이 독특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 ‘약향형(藥香型)’ 바이주라 하기도 하고 때로는 ‘동향형(董香型)’ 바이주라고도 한다. 또한 장향(醬香), 농향(濃香), 청향(淸香), 미향(米香)을 일정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겸향형(兼香型)’ 바이주라고도 한다.

옛날 구이저우 준이시 외각 동공사에는 양조장이 있었는데 주인에게는 춘(醇)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그는 양조기술을 배우는데 열심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가 “어딘가에 술의 정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그 곳에는 주화(酒花)선녀가 산단다. 그녀는 각종 양조기술에 정통한데 그녀에게 배움을 요청할 때는 품행을 바르게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술을 전수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춘이 17세가 되던 어느날 저녁 교외에서 산책을 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큰 비가 내렸다. 방향을 잃고 헤매던 중 그는 우연히 술의 정원에 다달았고 주화선녀을 만나게 되었다. 둘은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졌다. 춘은 술잔을 기울이며 놀았고 주화선녀로부터 좋은 술을 만드는 방법을 듣게 되었다. 취기가 돌자 주화선녀는 얼굴이 빨개져 잠이 들었다. 순간 춘은 욕망이 발동하였으나 할머니의 교훈이 생각나 사념을 없애고 주화선녀의 옆에 조용히 누웠다. 춘이 잠에서 깨었을 때 자신이 개울 옆에 누워있었다. 그는 주화선녀가 가르쳐준 양조법을 생각해냈고 개울의 물을 사용하여 술을 만들자 짙은 향과 달콤한 맛의 술이 됐는데 이 술이 바로 동주였다는 것이다.

동주의 실제 역사는 명대(明代)의 동공사라는 작은 불교 사찰에서 시작한다. 동공사 주위에는 10여개의 양조장이 있었다. 그 중 정(程)씨 집안의 양조기술이 가장 뛰어났는데 그 후손 정명곤(程明坤, 1903~1963)이 대를 이어 내려온 전통의 양조법에 자신만의 독특한 기술을 더하여 동공사교주(董公寺窖酒)라는 술을 내놓았다. 그가 빚은 술의 비밀은 바로 누룩에 있는데 누룩에 백여가지 약초를 넣어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대곡(大曲, 밀누룩), 소곡(小曲, 쌀누룩)을 각각 다른 발효지에서 발효시켜 특정한 비법으로 배합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이후 그가 만든 술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팔려나갔고 훗날 동공사교주란 이름은 간단히 ‘동주’로 바뀌었다. 이 정씨 주방의 양조기술은 문중에서만 이어지는 절대비밀이다. 지금도 동주 포장에는 국가 기밀이라는 뜻의 '국밀(國密)' 이라는 표시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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