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사장에겐 3세대 경영승계에 따른 경영성과에 대한 부담감이,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에게는 지난해 부진했던 주력 상품을 되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이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71세 생일 만찬 후, 10일 이건희 회장과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동반 출국한다. 이 사장은 외부 인사와 별도로 만나는 시간을 제외하고 행사 기간내내 이 회장를 보좌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이 사장은 지난 2일 신년하례회에서도 이 회장의 차에 동승해 눈길을 끌었다.
이 사장은 지난 2007년 이후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 왔다. 이 사장은 올해도 예년처럼 경쟁사 부수를 둘러보며 올 한해를 주도할 가전제품의 트렌드를 직접 점검할 계획이다.
또 주요 고객 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일대일 면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이 CES 2012에서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인물은 하워드 스트링거(소니)·폴 제이콥스(퀄컴)·스티브 발머(MS) 등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이 사장의 3세대 경영승계 속도가 급물살을 탈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사장이 삼성전자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은 이후 제 2의 CEO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사장은 COO직을 맡은 지난 2010년 부터 눈에 띄는 경영 행보를 펼치고 있다. 소니가 샤프와 함께 차세대 LCD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을 당시 이 사장은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과 직접 미팅을 갖은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엔 애플과의 소송으로 삼성전자 핵심 부품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자, 팀쿡 애플 CEO를 만나 안정적인 부품 공급을 약속 받아 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참가업체들 중 최대인 4487㎡규모의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새로운 디자인과 사용자환경(UI)·차별화된 콘텐츠로 무장한 스마트TV 풀라인업과 AV·스마트폰·태블릿·디지털카메라·노트북·가전 등 스마트로 무장한 기기들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올해 60인치 이상 스마트TV 라인업을 확대하고,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7년 연속 세계 TV 1위 도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삼성에서는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윤부근 CE(TV·가전)담당 사장, 신종균 IM(무선·PC·카메라)담당 사장을 비롯해 남성우 IT솔루션사업부 부사장,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 등 수뇌부가 총 출동해 이번 CES에 힘을 실어 줄 계획이다.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권오현 부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를 이끄는 구본준 부회장도 2년 연속 라스베이거스를 찾는다.
구 부회장은 권희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사장)과 신문범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장(부사장)등과 함께 미국 현지에서 TV와 가전제품을 둘러보고, 이번 CES 2012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도 CES 행사장을 찾아 경쟁업체의 부스를 둘러봤다.
LG그룹의 경우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경쟁사에 비해 성장 폭이 낮았다. 이에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 2일 ‘2012 LG 새해인사모임’에서 “시장에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내지 못하고, 기술이 앞선 분야에서도 추격을 당했다”며 “또한 내일을 위한 준비도 충분히 못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구 부회장은 이번 CES에서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선‘제품 리더십(Product Leadership)’을 확보해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반격의 칼날을 갈고 있다.
이에따라 LG전자는 ‘당신의 3D는 얼마나 스마트합니까(How Smart Is Your 3D)’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2043m²규모 부스를 설치,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설 500여 개 전략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3D TV 대형화 추세에 맞춰 55인치부터 84인치까지 대형 3D TV 풀 라인업을 공개했다. 3D 콘텐츠가 양적·질적으로 성장해 보다 실감나는 3D를 감상하기 위한 요구가 늘어나면서 대형 3D TV가 호응을 얻을 것으로 LG전자는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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