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만한 책> 착한여행디자인

  • <읽을만한 책> 착한여행디자인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누구나 한 번쯤은 해외 자원봉사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을 갖는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또한 정신적으로 도전은 쉽지 않다. 시간이 있고 비용이 마련됐다 하더라도 단단한 정신무장과 경건한 마음가짐이 아니면 도전하기 쉽지않은 활동이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착한여행디자인'(나름북스 펴냄)은 발길닿는 대로 여행하며 작고 사소한 봉사활동을 실천한 가장 자유롭고 독립적인 해외자원봉사 활동을 담았다.

무대디자이너인 저자는 '채리티 트래블(Charity Travel)'이라는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이를 위해 인터넷을 뒤져 세계 곳곳의 소규모 NGO나 소수의 인원에 의해 운영되는 보육원을 찾아냈고, 여행을 다니면서 그들과 어울려 각각에 적합한 활동을 벌였다.

저자는 케냐에서는 보육원을 지었고 태국에서는 맹그로브를 심었다. 중국에서는 삼륜차를 기부했고 라오스, 파라과이, 인도 등지에서는 작은 보호소나 방과 후 학교를 찾아다니며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도왔다. 벽화를 그리고 연극을 펼쳤으며 영어를 가르쳤다. 웹사이트를 만들어주기도 하고, 작은 기부도 했다.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서 작지만 가장 현실적인 도움을 주고자 몸으로 부딪혔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촉각을 곤두세우되, 개인의 삶은 최대한 즐겨야 한다'는 기조로 여행을 떠났던 저자는 헌신적인 기관과 단체들을 존중하면서도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을 (대규모 봉사기관의) 복잡한 절차나 심사단의 잣대로 평가받고 싶지 않았다"고 말한다. '즐거운 여행과 봉사'를 목표로 했기에, 저자는 진심을 담아 봉사할 수 있었고 초심을 잃지않고 끝까지 '채리티 트래블'을 수행했다.

이처럼 이 책은 '복잡하고 엄숙한' 자원봉사 대신 여행하면서도 가능한 배려와 돌봄을 제안한다. 흥미진진한 체험과 세계의 친구들로부터 얻은 뜻밖의 감동도 있다. 여섯살 연하의 여행 동지인 카밀과 결혼하기까지의 좌충우돌 모험담은 재미를 더한다.

본문에는 모든 봉사활동 얘기를 수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카밀과 함께 진행한 50여 가지의 활동을 정리해 목록으로 실었고, 소규모 NGO나 보육원의 현황은 물론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까지 꼼꼼히 게재해 이들과 같은 여행을 하려는 사람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488쪽.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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