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한파에 전력난 최악‥北주민 '꽁꽁'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 주민들이 최근 35년 만에 찾아온 한파에 최악의 전력난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평양의 경우 지난 1, 2일 기온이 예년보다 뚝 떨어져 1977년 이후 35년 만에 최대 한파를 기록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1일 평양의 낮 최고기온이 영하 12.3도로 평년보다 11.6도 낮았고 2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8.7도로 평년보다 7도 낮았다고 보도 한 바 있다.

중앙통신은 “1977년 이후 평양에서 처음 강추위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하며 한파가 이달 상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기록적인 한파 속 전력공급 사정은 최악인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평양 주재 한 외교관은 최근 메일을 통해 현재 북한의 전력사정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전보다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외교관은 “최근 평양 주재 외국 공관에 공급되는 전기가 자주 끊기고 전압도 불안하다”며 “평양의 전력사정이 이처럼 열악해진 것은 수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지난 1일 익명의 평양 주재 외교관을 인용해 평양에서 전력공급이 거의 안 된다며 이번 겨울철 전력난이 김일성 주석 생일 100주년을 맞아 평양 곳곳에서 대대적으로 벌어지는 건설공사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대북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장례 기간에 북한이 발전용 연료를 한꺼번에 사용하는 바람에 평양의 전력사정이 더 악화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력과 석탄을 비롯한 에너지자원 부족은 주민들의 난방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평양 출신의 한 탈북자는 “1990년대 말 지방에서 입력전압(북한의 정격전압은 220V)이 10V였을 때도 평양은 입력전압 70V 이상을 유지했었다”며 “전기라도 들어오면 전기담요를 사용해 겨울을 나겠는데 전력사정이 예전보다 나빠져 평양시민들이 아우성”이라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한 듯 북한 매체들은 주요 발전소들이 전력초과 생산에 나서고 있다고 연일 선전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3일 내각 산하 전력공업성 리수남 책임부원의 말을 인용 “화력발전 부문에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했다”며 “평양화력발전소, 동평양화력발전소에서는 1월 전력생산 계획을 100% 이상, 순천화력발전소에서는 120% 이상 넘쳐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또 4일에는 “수풍발전소와 장진강발전소, 서두수발전소를 비롯한 대규모 수력발전소들에서 1월 전력생산 계획을 100% 이상 넘쳐 수행했다”며 “대동강발전소, 예성강발전소 등 중소규모의 수력발전소들에서는 전력생산 계획을 120% 초과 수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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