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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리쥔 충칭시 부시장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에서 ‘치안영웅’이라 불리던 왕리쥔(王立軍) 충칭(重慶)시 부시장이 미국 영사관에 망명을 시도한 뒤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중국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왕 부시장은 지난 2일 그 동안 겸직하던 공안국장직에서 물러난 뒤 석연치 않은 이유로 병가를 내 그 배경을 놓고 추측이 난무했다.
홍콩 언론들은 9일 중국 인터넷에 왕 부시장이 1급 기밀문서를 들고 충칭과 가까운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 있는 미국 영사관에 망명을 시도했지만 미국측이 이를 거부했다는 이야기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성 빅토리아 누랜드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중국 충칭시 왕리쥔 부시장이 지난 6일 청두 미 총영사관을 방문해 미국 관리와 면담을 한 뒤에 스스로 영사관을 나왔다”고 전했다. 누랜드 대변인은 왕 부시장의 방문 목적이나 세간에 떠돌고 있는 소문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을 피했다.
현재 미국 총영사관 방문 이후 왕 부시장의 행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충칭시는 8일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왕리쥔 부시장이 장기간 과부하 상태로 일해 정신적으로 불안한 상태이고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상부의) 동의를 얻어 현재 휴가를 내고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중앙정부도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당서기에 의해 공안국장으로 기용된 왕리쥔은 충칭시 조직 폭력배 소통에 앞장서 ‘치안영웅’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가 재직 당시 처리한 범죄 현안만 2만3000여건에 달하며, 이 중 해결한 살인사건만 354건에 달했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그의 활약을 소재로 한 TV드라마 ‘철혈경혼(鐵血警魂)’이 방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일 왕 부시장이 공안부장과 당서기직에서 물러난 데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병가까지 내면서 그를 둘러싼 각종 소문이 중국 인터넷에는 무성한 상태다.
현재 중국 인터넷에는 왕 부시장이 청두에 소재한 미국 총영사관 방문에 정치망명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뒤 중국 당국에 체포돼 베이징으로 이송됐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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