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19일 오전 10시경 서울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서 박 의장을 상대로 방문조사를 시작했다. 박 의장이 사퇴의사는 밝혔지만 아직 국회 본회의에서 사임안이 통과되지 않아 현직 국회의장인 만큼 검찰은 박 의장을 1회 조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검찰은 박 의장을 상대로 당시 전당대회를 앞두고 고승덕 의원실에 3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돌리라고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이 있는지 등 돈봉투 살포 과정에 관여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날 박 의장에 대한 방문조사 내용과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60), 조정만 국회의장 정책수석비서관(51), 박 의장 전 비서 고명진씨(40)의 조사 내용을 종합해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수위와 방향을 일괄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현직 국회의장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지난 1997년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에게서 정치자금 명목으로 5000만원을 받은 의혹으로 대검 중수부의 공관 방문조사를 받았던 김수한 당시 국회의장에 이어 두 번째다.
박 의장은 지난 13일 국회의장을 사퇴하는 기자회견장에서 “전당대회는 집안잔치 분위기로, 약간 법의 범위를 벗어난 관행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캠프 차원에서 돈 봉투를 돌린 사실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바 있다.
하지만 박 의장은 지난달 18일 해외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갖은 기자회견장에서 “4년 전 일이라 기억이 희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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