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전자 사례 등 편법 증여 '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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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2-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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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면수 기자) 대동전자 사주 강정명 회장은 A계열사를 설립한 뒤 본인 소유의 주식을 임원 등에게 명의신탁한 후 이 주식 중 일부를 자녀가 대주주로 있는 B사에 수백억원 싼 값에 팔아넘기는 수법으로 증여세를 면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강 회장은 명의신탁 주식 배당금 약 240억원 가운데 자금출처가 면제되는 특정채권(일명 ‘묻지마 채권) 55억원을 구입해 매각한 후, 이를 다시 지인 명의로 주식을 취득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동전자 이외에도 일부 기업들은 세금을 피하기 위해 허위 주주명부를 작성하거나 자녀명의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회사)에 투자하거나, 비자금 차명운용, 기업자금으로 사주 자녀회사 주식취득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실제로 국세청은 지난해 역외탈세와 전면전을 선포한 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교묘한 방법 등을 통해 자식에게 부를 대물림한 사례를 다수 적발, 수천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추징한 바 있다.

26일 국세청에 따르면 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는 C사의 사주 D씨는 지난 1998년 계열사 임원 명의로 차명관리하던 주식을 본인 명의로 실명전환 신고했지만 2004년 사주는 허위 소송을 제기, 임원명의로 재차 명의신탁했다.

이후 2008년에 해당 임원 명의 주식을 20년 전부터 아들이 실제 소유자인 것처럼 허위 주주명부를 꾸며 아들에게 약 735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증여하고도 증여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다가 국세청에 적발됐다. 국세청은 오너 D씨 일가에 대해 약 620억원에 달하는 증여세 추징과 함께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또다른 제조업체 사주 E씨는 190억원을 약 10년간 임직원 이름을 빌려 국공채, 펀드 등으로 차명운용한 후 30대 중반 아들에게 변칙상속하려다 국세청에 적발, 증여세 120억원을 추징당했다.

이밖에도 F사의 사주 G씨는 본인일가가 설립한 버진아일랜드 소재 해외 페이퍼컴퍼니에 해외현지법인의 지분을 매각한 후 해외 현지법인에서 발생한 배당 소득 등을 국내에 신고 누락하고, 해당 자금을 해외 예금계좌에 예치해 별도 관리해 왔다.

이후 아들 소유의 국내 계열회사를 설립하고, F社가 일감을 몰아준 뒤 이 계열사의 지분마저도 해외 페이퍼컴퍼니에 이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해당 업체와 오너일가에 대해 소득세와 법인세, 증여세 등 관련 탈루세액 208억원을 추징하는 한편 해외금융계좌 미신고에 따른 과태료를 부과했다.

특히, 이 건의 경우 국세청은 역외탈세 혐의 확인을 위해 해외금융계좌신고제도·역외탈세 관련 인력과 예산을 활용하고, 공식적·비공식적 정보수집 등을 통해 탈세 및 대물림 시도에 대한 전모를 밝혀낸 첫 사례로 기록됐다.

국세청은 올해에도 부의 편법 대물림과 역외탈세 차단을 위해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세금부담이 없는 부의 대물림, 나아가 재산의 해외도피를 추적해 탈세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달 재산을 편법으로 대물림한 혐의가 큰 대재산가 11명과 역외탈세 혐의가 있는 14개 업체에 대해 강도 높은 기획세무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대재산가) 주식의 고·저가 거래, 채권의 차명은닉 등 변칙 자본거래를 이용, 탈세한 혐의가 있는 관련 기업까지 동시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세무업계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기업들의 편법적인 상속과 증여 등 세금없는 부의 대물림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공정과세를 통해 잘못된 경영권 승계를 바로잡기 위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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